작성자 | NidasXP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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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6-07 19:05:08 KST | 조회 | 859 |
제목 |
Systemic racism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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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가장 큰 화두는 인종차별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여기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건 바로 'Systemic racism'이라는, 한국에서는 익숙하지가 않은 단어이다. 그냥 인종차별이면 인종차별이지, Systemic racism, 즉 시스템에 의한 인종차별은 또 뭐라는 말인가?
기존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인종차별이라는 개념 중에는, 개인이 개인에게 행하는 인종차별이 많은 편이다. 이게 아마 한국에서 목격되는 많은 류의 인종차별에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는 '흑인이 동양인에게 눈을 찢는 행위' 'KKK단 백인이 흑인을 쏴죽이는 행위' '일본인이 한국인을 조센징이라 부르는 행위/한국인이 일본인을 쪽바리라고 부르는 행위' 등이 포함되있다. 즉, 개인 <-> 개인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특정 집단에게 향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느 특정 공권력에 의한 행위가 아니다.
이것이 바로 Systemic racism 과 일반적인 인종차별의 차이다. Systemic racism 은, '공권력에 의해서 행해지는 인종차별' 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이런 면에서 봤을 때 'Systemic racism'은 미국에 비해서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다.
Systemic racism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남아공에서 있었던 '아파르트헤이트'와 미국의 '짐 크로우' 법이다. 둘 다 법에 의해서 흑인의 권리가 제한됐고, 인종의 분리/차별적 대우를 합법화 했다. 일제 시절에 조선인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하던 일제의 행위도 이 'Systemic racism'에 포함된다고 봐도 된다.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서 'Systemic racism'이 화제가 된 이유는, 바로 흑인이 경찰에 의해서 사망되거나 구속될 확률이 다른 인종에 비해 높다는 점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히스패닉 같은 경우에도 경찰한테 사살당하는 비율이 백인에 비해 2배 정도 높기도 하다). 예를 들어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흑인이 잡힐 확률이 백인이 잡힐 확률에 비해 더 높고, 똑같은 대응을 하더라도 흑인이 백인에 비해 사살될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아마드 아베리 살인 사건이 화제가 된 이유기도 한데, 그냥 평범하게 조깅을 하던 흑인이 백인한테 살해된 사건은 개인 <-> 개인에게로 이뤄지는 인종차별이지만, 그 뒤에 경찰이 70일동안, 동영상이 화제가 되기 전까지 백인 범죄자를 체포조차 하지 않은 건 공권력에 의한 차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시아인이 겪는 'Systemic racism'은 없는가?
아시아인은 경찰에게 살해당할 확률이나,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감옥에 갈 확률이 더 높지는 않다. 형량도 더 안 높고. 아시아인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곳은 대학 입학 때, 'affirmative action'에 의해서 피해를 볼 수는 있다. 'Affirmative action' 이란, 대학/일터에서 인종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강제로 특정 인종은 덜 고용하고, 특정 인종은 더 고용하는 형식이다. 이 'affirmative action'에 의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인종은, 학업 성취도가 높은 아시아인과 유태인이다. 다만 이 'affirmative action'에 의한 피해가 애매한게, 헌법재판소에 판결('Regents of University of California vs Bakke')에 의하면 주립대에 의한 'affirmative action'은 금지도있다. 실제로 주립대 같은 경우에는 University of Lots of Asians 라는 별명이 붙은 UCLA 같이 매우 많은 수의 아시아인을 볼 수가 있다. 즉, 우리가 흔히 보는 affirmative action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에는 사립대학을 노릴 때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Systemic racism' 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Systemic racism' 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이기도 하다. 일단 '공권력'은 이게 옳지 않다고 했으니까.
백인이 흑인한테 하는 인종차별이 정당화 할 수 없듯이, 흑인이 동양인한테 하는 인종 차별은 정당화 될 수가 없다. 다만,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보는 차별은 '개인이 개인에게' 행하는 인종차별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시위의 핵심은 'Systemic racism' , 즉 공권력이 인종차별을 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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