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Slani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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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2-09 04:04:56 KST | 조회 | 8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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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온 TRPG 단편 '타오르는 불꽃의 용사와 위대한 황금의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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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그랑, 끼익- '
테이블을 정리하던 태번 주인장의 시선이 유랑 바드에서 문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열린 문으로 누군가 들어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라고 하기에는 문이 너무나 얌전히 열렸기에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를 부지런히 두리번 거리며 -
- 저기요, 아저씨가 여기 주인이에요?
바 쪽에서 나는 목소리에 다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방금전까진 없었던, 젊다못해 어리다고 해야할 여우족 아가씨 한명과, 반대로 제법 나이가 있어 보이는 큼직한 덩치의 골든 리트리버 한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볍지만 실용적인듯 보이는 여행에 적절한 옷에 활과 화살통, 레인저인가 싶은데, 그럼 저 골든 리트리버는 컴패니언인가?
- 어휴 배고파. 저 스테이크 주세요. 두개 주세요, 라이아 것 까지요. 아 그전에 마실것 뭐 있어요? 술은 싫은데.
옷과 활이 제법 고급품으로 보이긴 한다만 행색을 보아하니 좀전까지 모래바람 깨나 맞아가며 길을 온듯 싶다. 뒤섞인 정보 속에 다소 혼란스럽지만 오랫동안 태번을 운영하면서 이정도야 그렇게 특별할것도 없거니와 일단 손님은 손님이니.
- 알겠소 ㄲ... 흠 아가씨. 스테이크 2인분에 30cp고, 포도주나 맥주가 싫으면, 무화과 주스라도 줄까? 한잔에 5cp야
- 멍!
- 네 두잔 주세요. 라이아도 마시고 싶대요
레인저와 컴패니언이 맞나보다. 그나저나 저 개도 이 대화를 이해한걸까? 돈을 건내받으며 주인장은 생각했다. 어린애가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말이지. 그래도 이 돈은 진짜니 굳이 깊이 신경 쓸 필요 없을성 싶다. 지금은 사람도 제법 많아 바쁘기도 하고.
- 다음은 Hairðligla Ko Hjváta 라는 곡 입니다
레인저 아가씨와 동료의 귀가 동시에 쫑긋한다.
- 우와 저 바드 픽시어로 노래하나봐요!
그렇다. 며칠 전 이곳에 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저 유랑 바드는 실력이 제법 쓸만했고, 여기저기 다니며 배웠다는 다양한 노래를 불렀으며, 특히 아보레스 신전을 거쳐 오면서 신비의 숲에서 픽시들에게 배웠다는 저 노래는, 비록 픽시어를 알아듣는 사람은 없다만 분명 다른 손님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았다. 덕분에 지금 자신이 이렇게 바쁘기도 하고.
- Amro kaðguh igie unim igalrdla ta verðr köjm ugröm innis þats minnst rirav sjálfan
한참을 노래에 집중하던 레인저와 개는 요리가 나오자 그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 네. 전 신비의 숲에서 꽤 오래 지냈거든요. 몇주 전까지도 그곳에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저 레인저, 언제 실리온에 온것이려나? 이 태번은 실리온의 입구의 좋은 목에 자리잡아 중앙사막을 건너온 캐러밴이나 군인, 모험가 파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이는 곳이다. 군인은 아닐테고, 캐러밴을 따라온것도 아닌듯 싶은데 파티도 없이 혼자면 도시에 도착 한 이후로 며칠간 저 몰골이진 않았을텐데? 그렇다고 무슨 전설의 영웅도 아니고 저 사막을 혼자 건넜을리도 없고.
주인장의 짧은 의문은 투박하고 얼근한 목소리에 끊겼다
- 이봐 꼬마아가씨, 그냥 넘어가, 식사나 마저 하지 그래, 별로 대단한 문제도 아니잖아? 어짜피 알아듣는 사람도 없다고.
테이블에서 맥주잔을 수차례 채우고 비우던 드워프 파이터 한명이 파티원들 사이에서 퉁명스레 내뱉었다.
- 이봐 젠킨스, 꼬마아가씨한테 너무 뭐라하지 말라구, 그리고 혹시 알아? 신비의 숲에 우리가 가게 된다면 다시 만나게 될지?
드워프와 함께 앉아있던 인상 좋아보이는 인간 위저드가 점잖게 끼어들었다.
- 뭐? 우리가 거길 왜 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바퀘로 용병단이 보수만 듣고 기마총병대 보냈다 그 의문의 숲을 지키는 궁수 한명한테 박살났다며. 아니, 그전에, 브레니그데 회사가 그 숲에서 몰래 용병단까지 고용해가면서 불법 벌목 하던거 결국 엘스바렌에 걸려서 이제 갈 일도 없잖아!
- 그야 그렇다만 세상 일 모르는거 아니겠나
멀뚱히 이어지는 대화를 지켜보던 꼬마 레인저가 뭐라 말을 꺼내려 했다
- 저 그런데....
- 멍!
레인저의 발치에서 무심히 스테이크에 집중하던 개가 무언가 이어가려던듯한 그녀의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 칫 라이아 너도 저 아저씨 편이야?
- 멍
- 아니야? 그럼 왜? 그건 말하면 안 돼?
- 멍
- 알았어 그래 스테이크나 마저 먹자
작은 소동을 뒤로 한 채 꼬마 레인저 아가씨와 컴패니언은 스테이크에, 사람들은 다시 바드의 노래에 집중한다. 바드는 이쪽에서 일어난 일을 눈치채지 못한듯 노래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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