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가나다라라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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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6-12 15:32:33 KST | 조회 | 1,574 |
제목 |
[TRPG] 개인적인 어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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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법사와 동물들
요건 딱히 뭐가 없는것 같습니다. 지나가라고 하는게 보였고 키타 의견에 따라 싸울까도 생각했지만 솔직히 전멸 당할거 같아서 다같이 싸울꺼면 싸울거고 말거면 말자 쪽이었던지라 그냥 그대로 갔습니다.
2. 정예 암살자들
마찬가지로 무난하게 지나간것 같습니다. 악몽의 환영세계 쏠려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는 안풀렸고 한명 안눕히면 금방 불리해질거 같아서 소원의 반지 쓴건데 뭔가 과투자된 느낌
3. 실시간 탈출
이거는 전 반반입니다. 왜냐하면 혼자 실질적으로 10칸씩 이동하고 설득 주사위 굴려서 적들한테
날린건 저였으니까요. 저는 제 기준에서 재미를 보았죠.
그대신에 저랑 똑같이 5칸 움직일 수 있는 환영들이 하나둘씩 불길에 갈릴 정도로 빡빡하게 굴려지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긴급 이벤트로 주어진거긴 해도 너무 시간을 빡빡한게 굴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기억상 한 13분 안에 플레이어 4명이 모두 안전지대에 가야했는데 상호작용하는 인물은 플레이어4 + GM2 총 6명이니 먼저 상황 설명부터 하고 NPC들도 나타나서 뭔가 해야되고 플레이어마다 하고 싶은게 다르니까 이동이나 진행은 턴제에 묶여 있음에도 시간을 실시간으로 돌리는건 계속 어중간해지는것 같습니다.
마스터들이 시간 연장해주면서 탈출하게 해준걸 보면 플레이어들이 불타죽는걸 원한건 아닌거 같은데 그렇다면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그대로 실시간 없이 탈출 진행시켜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턴 지날때마다 뒤에 불길이 오나 몇분 지날때마다 뒤에 불길이 오나 결과는 똑같으니까요.
4. 대포 은신 이벤트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적이 즉각 반응하다고 보면 이것도 일종의 실시간 이벤트 느낌이긴 했는데 훨씬 납득이 가고 판정도 덜 빡빡해서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대로 진행이 된것 같습니다. 같이 협력해서 침투씬을 연출한거니까.
5. 모글츄르전
개인적으로 모글츄르전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면
1. 폭탄이 매 플레이어마다 2칸씩 이동해서 총 8칸을 이동하며 제가 언제나 마지막 순서였기 때문에 저는 실질적으로 움직여서 피하지 못했을 거라는점.
1-1. 그렇다면 폭탄 제거도 하면서 모글츄르를 잡아야 한다는건데 적들은 가만히 안있는다는 점.
현재 엑스페리온 전투는 적도 맘 먹으면 공격 한방에 우리 피 다 깎을수도 있고 3d12주사위나 4d6 주사위 같은게 제대로 터지면 한방에 터트릴 수 도 있는데 이게 그렇게 자주 안나와서 그렇지 만약 퍼리가 2~3발 명중 실패했거나 키타 폭풍이 다 저항 성공 떳으면 폭탄 처리 압막에 딜로스 생겨서 우리가 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보스전 난이도는 플레이어들이 1트에도 깰 수 있을만큼 난이도를 약간 널널하게 조정하신거 같은데 폭탄 같은 경우에는 약간 그 널널함에서 넘치치 않았나 싶습니다. 그 널널함이 보스의 낮은 주사위, 플레이어들의 저항과 회피도 더해지는건 둘째치더라고요.
폭탄들은 피할려고 움직여도 결국 닿게 되는데 피해가 3d15다 보니 죽으라는 말로밖에 안들립니다. 남쪽과 서쪽은 위저드와 도적 선에서 처리가 되긴 했어도 그 사이에 보스가 사제 배를 뚫었으면 우리 팀은 초 비상이었을거고(안 그랬으니까 다행이지만) 아마도 보스전에 대한 불만이 더 커졌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8칸 이동 3d15 폭탄같이 플레이어의 대응 범위에 있는척하면서 사실은 넘어선 공격보다는
a. 아예 못 피하는 약공격으로 가거나
b. 대응은 되지만 그래도 플레이어에게 선택을 하도록 압박하는
쪽이 더 좋다고 봅니다. 걸어다니는 폭탄이 5 고정뎀 같이 누적되면 아프긴 하지만 버틸만 하거나 매턴 2~3칸 이동으로 퍼리나 아누같은 여우족도 이동으로 어느정도 무빙하면서 시간 끌 수 있는 방향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환영이랑 바꿔치기 하면서 데미지 전가가 되고(폭탄이 부착되기전 환영 바꿔치기는 안된다고 한다만) 체력도 파티에서 2등인 위저드는 이 문제에서 조금은 자유롭지만 결국에는 소원의 반지 없이는 평균딜이 타 파티원의 절반이 되는 경우가 벌써 왔는데 그 파티원들도 죽어버리면 위저드는 광광 울어욧.
2. 파티 전멸기 폭탄
이건 사실 둘다 도적이 해체했기 때문에 결국 문제가 되지 않았고 첫번째 폭탄도 파티 근처에 있었으니 그렇게 문제라고 보진 않습니다. 도적이 실패해도 타 파티원들도 시도해 볼 수 있었으니까요.
두번째 폭탄의 경우는 불합리와 납득의 선 그 어딘가에 있었다고 봅니다.
이건 왜냐하면
a. 사제가 퍼리에게 추가행동 질주를 쓸 축복을 주지 않았다면 1.닿아서 2.해체 시도 라는 두 조건을 달성 못했을 수 도 있음.
b. 결국 파티중에는 도적 외에는 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음.
파티원들중 닿는것 자체가 되는 사람은 환영 바뀌치기한 위저드 였겠지만 문제는 바뀌치기가 하나의 행동으로 카운팅 되기 때문에 폭탄을 해체한다는 행동을 할 수 가 없습니다.
결국 도적이 행운의 여우를 특수 상황으로 인정되어 굴릴 수 없었더라면 파티 전체는 4d10 폭탄 딜을 맞고 죽을 운명이었고 설령 1~2명 살더라도 보스의 공격에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폭탄이 지연되었다면 다행이긴 했겠지만 그 이후에 또 해체를 실패한다면 폭탄이 터지는건 똑같았을거고, 이 경우에 폭탄을 해체해볼 수 있었던건 도적과 위저드일 겁니다. 위저드가 폭탄에 붙었다면 말이죠.
보스에게 폭딜을 가하지 못하게 팀에게 과제를 주는것은 괜찮다고 봅니다. 대신 그 과제를 도적만 할 수 있고 해결 못하면 모두가 ㅈ되고 우리는 해볼 수 없는 조별과제로 주는게 아니라, 도적말고도 다른 사람이 붙을 수 있도록 파티 전멸 기믹의 위치 조절은 너무 멀게 안하는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팀원 5명이 전부 붙도록 언제나 가운데에 두지는 못하더라도, 파티 전체 기준으로 2~3칸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퍼리랑 에이길 이동력이 3이고, 사제가 4고 드루이드랑 위저드가 5인데
"다음턴에 파티 전멸하니까 이번턴에 해결해야 하는 기믹" 이라면 너무 한사람의 운에만 의존시키는건 불필요하게 그 사람을 탓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엑스페리온이랑 관련은 없지만 보스전에서 답답함과 족같음을 경험한게 있었는데
다키스트던전2 베타에서 챕터2 보스로 폐라는 보스를 내놓았는데
대충 이렇게 생긴 보스입니다.(사진은 제꺼 아님)
폐를 컨셉으로 잡은 보스인데 이 보스 주요 기믹중 하나가 얕은 숨을 쉬어서 왼/오 숨구멍에 표시가 생기는데 딜체크를 하게 시켜서 딜체크를 통과 못하면 7~9 뎀의 광역기를 먹입니다. 이 게임은 영웅들 기본 체력이 28~40얼마에 높은 친구들쯤 가야 50~70얼마가 되는데 매턴마다 전체 채력을 20%씩 깎는거죠. 그래서 딜체크를 해도 개발자 놈들이 무슨 생각인지 약공격이라면서 4~7뎀을 먹입니다. 매턴 저걸 하는걸 참고 넘어 갈 수 있겠죠. 보스니까.
근데 이 보스는 이 숨쉬기/숨뱉기 외에도 두가지 행동으로 한명 실명(공격 실패50%), 두명 광역기, 한명 스트레스 공격등등 자기 할건 다하는 놈이어서 이에 대한 대응도 해줘야 해요. 그래요 이것도 불합리 하다고 느껴지지만 넘어갈 수 있습니다. 보스니까.
근데 이렇게 되면 지금 3라운드인데도 사진에서 보다시피 팀원 피가 까이기 시작하고 5~6라운드 되면 1명정도 죽문이라고 피 1상태에서 죽나 안죽나 계속 주사위 굴리기 시작합니다. 즉, 이 보스는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보스면서 빨리 승부를 봐야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그래서 이 보스 공략은 7~9의 광역딜은 맞아주면서 숨구멍 딜체크를 무시하고 양쪽 2개다 체크할때만 하나에 딜체크를 해서 7~9딜 맞아주면서 본체만 공략하는게 정석이었습니다. 이 보스는 장기전에 특화되어있고 장기전으로 끌고가는 보스 이기때문에 장기전으로 가면 내가 질 확률이 높으니까. 아니면 아예 딜체크를 시키는 숨구멍들을 두개다 떼서 기믹을 없애 버리고 배턴 4~7턴 맞으면서 본체 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 보스는 분명 공략법이 2개 존재했던 보스입니다.
그런데 개발사에서 너무 쉽다고 생각했는지 중간에 패치로 보스 본체와 숨구멍들 체력을 2배로 뻥튀기 시켰어요. 그러면서 기믹 완화나 딜 완화는 아예 안해주었어요. 이러면 어떻게 되냐, 당연히 라운드 숫자가 증가하고 보스를 빠르게 처리를 못합니다.
처음에 이 보스를 마주하게된 플레이어는 기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양쪽 숨구멍들을 처리하면 광역기를 안 맞을줄 알고 숨구멍들을 처리합니다. 이 시점에서 플레이어 파티는 죽어나가기 시작하고 피1 죽기살기 주사위를 매턴 굴리게 되며 보스를 처치하기 위한 순간순간이 불합리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왜냐, 보스는 내 파티를 단 1턴만에 뭉개버릴 수 있는데 내 파티가 매턴 넣는 딜을 계산하면 아직도 부족하거든요. 심지어 기믹인 양쪽 숨구멍을 없애도 그에 대한 보상없이 저한테 계속 광역기를 날렸습니다. 그 과정중에 제 파티원들은 하나둘 죽어나갔고 결국 운빨로 계속해서 생존했던 딜러가 보스한테 마지막 납탄을 날리며 클리어했습니다.
기믹을 전혀 모른 상태에서 체력이 늘어난 보스를 상대한 저는 보스를 클리어했다는 만족감보다, 보스의 모든 면에 대한 불합리함과 보스의 체력만 늘려 클리어 난이도만 높여 시간을 벌려는 개발사의 치졸함, 그리고 다양성의 박탈을 느꼈습니다. 가뜩이나 로그라이크 게임을 표방하면서 다양성이 부족했던 게임에서 파티 조합이 몇가지로 강제되게 되었고(안정성이고 컨셉이고 나발이고 딜이 부족하면 못깨니까), 조합을 뛰어넘을 템이 나오든 조합에 맞춰 사기템이 나오든 해주고 거기에 보조해줄 필수 소모템들까지 다 떠야 수월하게 클리어 할 수 있는 상태였던겁니다.
겉으로는 플레이어에게 처음부터 선택지를 주어서 내가 정한 선택지들로 합격할 만한 점수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놈들은 70 합격이 아니라 이제는 90점 정도는 되어야 합격인 거에요. 그러면 90점 되려면? 저는 제 머리속에 있던 아이디어와 물감통에 있던 물감들을 버려버리고 필요한 물감들로만 출제자가 원하는 자연화를 그려 제출해야 했습니다. 출제자가 자연화를 좋아하니까. 아무리 좋은 인물화여도 출제자는 안좋아하거든요.
왜 이렇게 딴 얘기를 길게 했냐면, 저기서 느낀 불합리를 저는 느낄뻔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글츄르의 체력이 200, 240이런식 이었고 그래서 이 파티가 몇 라운드 더 진행했다면, 그래서 8칸 이동 폭탄이든 모글츄르의 공격이든 아니면 파티 전멸 폭탄이든 뭐든 이 파티가 뭔가를 더 받았다면, 우리는 전멸했을겁니다.
우리가 대비 할 수 없는, 우리가 대응 할 수 없는, 우리의 통제안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애초부터 우리의 손을 벗어난 공격을 우리가 더 받았다면, 이 파티는 전멸했을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전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저 이 불합리들을 넘어설만큼의 운이 있었어야 되었겠죠.
3d15여도 낮은 뎀이 뜰 운, 모글츄르의 공격에 안맞을 운, 파티 전멸 기믹 폭탄을 도적 혼자 해체할 운.
TRPG의 거의 전부가 주사위 굴림이고 그렇기에 운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 운이 필요한 상황을 만드는 것과 운을 시험하는 것은 PL과 GM 모두 할 수 있는 것이어야지 PL이 무언가를 하기도 전에 운만 시험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건 불합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라고 쓰긴했습니다만 위의 글들은 세션중 나왔던 불만과 걱정에서 나온 긴글이지 애초에 세션 자체는 재미있었고 1페 보스 - 2페 쫄몹 - 3페 보스+남은 쫄 - 3.5페 걷는 폭탄 등장의 모글츄르전도 재미 있었습니다.
환영과 마법 화살을 기반으로한 유연성과 소원이 반지를 사용할 경우 파티원들의 딜량을 따라잡을 기회가 아직은 저에게 있으니까요. 그리고 파티원들과 GM의 만담도,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뭔가를 하는 느낌을 받는 다는거 자체가 재미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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