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가나다라라라 | ||
---|---|---|---|
작성일 | 2023-01-14 12:05:13 KST | 조회 | 2,301 |
제목 |
엔딩스포) 장신고2 잡생각
|
어제 글 하나 쓰긴 했지만 이런 생각할거리가 관람후에 생기는 영화는 그 뻘 생각을 쓰고 싶어서 쓰는 글
1. 등장인물들은 모두 페로의 길을 건넜는가?
여기서 말하는 페로의 길은 페로가 지도를 만졌을때 생겼던 세가지 지형(Pocket full of Posies, 휴식/편안함의 강, 쉽고 빠른 해결책의 평야)을 가리키는데 지도가 만들어 낸 지형들은 소원의 별로 가기 위해서(=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인물들마다 넘어가야 했던 관문들 역할을 했음.
이중 첫번째를 각각 파티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키티, 푸스, 페로: 넘어갔음. 애초에 페로가 만들고 페로를 위한 지형이어서 가장 먼너 건넌 파티임.
골디락스와 곰세마리: 넘어갔음. 진짜 말그대로 넘어간게 엑스칼리버 빳다 풀스윙 맞고 홈런맞아서 첫번째 지형 입구에서 스킵당함.
빅잭 호너: 지 부하들 뒤지건 말건 불이 붙건 말건 걍 불사조 화염방사기 써서 길 뚫음. 일단 뭐 넘어간건 넘어간거니까.
두번째 지형(강)은 애초에 저 세파티가 지도 가지고 싸우던 지형중 하나니까 넘어간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제 세번째 지형(쉽고 빠른 해결책의 평야)이 문젠데, 이 지형은 실제로 생성되지는 않았지만 머리에서 끼워 맞추면서 개인적인 해석을 더하면 모든 인물이 건넜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소원의 별에 도달하고 소원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지형임. 다시 인물별로 생각해보자면
키티: 소원의 별을 포기하면서 소원을 이룸. 물론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 자체는 힘든데, 그 행동 자체는 빠르고 쉬우니까.
골디락스: 마찬가지로 소원의 별을 포기하면서 소원을 이룸. 애초에 정말로 원했던 소원이 바로 옆에 있었고 이게 골디락스가 지도를 만졌을때 한번 암시된적도 있었음. 오두막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고.
페로: 소원을 포기할 필요도 없었음. 소원에 별에 빌 소원이 없었으니까. 그대신 남을, 옆의 사람을 믿는다는 선택을 통해서 자신이 있을 곳과 친구들을 얻은 대인배임. 얘 성격을 생각해보면 고민하는데 시간을 쓰지도, 그리 어렵지도 않았을거임. 우리는 어렵겠지만.
푸스: 작중 내내 소원의 별이 가장 절실했고 필요했던 인물인데 마지막에 그 소원을 자기 손에 쥐었음에도 포기하고 마지막 인생을 위해 말그대로 죽음에 맞선 인물임. 소원을 포기한다는 선택 자체는 빠르고 간단할지라도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파란 만장했고 죽음과의 싸움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겁없는(fearless) 전설로서 살기 위해 9개 목숨이라는 소원이 필요했던 푸스가 혼자서 외로운 전설이 되지 않고 현재의 삶의 소중함을 위해서 용감하게 죽음에 맞설때, 누구도 푸스가 그 전설의 장화 신은 고양이가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을거임.
결국 과거의 영광으로 돌아가지 않았더라도 푸스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지금도 장화 신은 고양이임. 오히려 푸스에게 정말로 필요했던건 9개의 목숨이 아니라, 모닥불 옆에 앉아 같이 온기를 나눌 누군가였을지도 모름.
이걸 이루는데 필요했던게 "자존심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와 소원을 포기한다" 였는데, 그 반대되는 선택지인 "자기만을 위한 비대한 자아를 유지하면서 매순간 후회의 삶을 살기와 소원으로 9개 목숨을 얻되 결국 그 목숨들이 모두 날아갈때까지 죽음의 공포가 각인되어 있는 삶" 과 비교하면 비교적 행동자체는 쉽고 빠르지 않았나 싶음. 물론 다시 말하다시피 그 선택 자체를 위한 고민과 결정을 내리는 결단 자체는 빠르지도, 쉽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행동 자체는 그러니까.
노 빠구 호너: 이놈은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고 쉬운 길을 택해온 인물임.
성공? 지 부모님이 다 물려줌
힘? 마법 아이템이 다 해결해줌
동료? 내가 굳이 구해줘야됨? 어차피 소모품들일 뿐인데
이걸 가장 먼저 보여준게 독사 자매 처리할때 였고, 나중에 13인의 베이커가 뒤지든 말든 신경 안쓰고 지 족대로 행동한걸 보면 빅 엿 호너는 영화내내 어려운 길을 택한적이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게됨.
이건 첫번째 지형을 화염 방사기로 뚫을때 보여줬고, 두번째 지형때 유니콘 뿔 발사할때도 보여줬고 절벽 넘을때도 보여줬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사람이 마차를 버틸 수 가 없는데 지 욕심때문에 부하들 다 갈려 버리게 만들었고 거기에 대한 후회도 없는 인물임.
이놈이 처음 가지고 있던 부하들이나 불사조중 하나만 유지하고 있었어도 지가 결국 원하던거 가졌을탠데 얘는 어렵고 시간 걸리는 방법을 택한적 없이 언제나 지한테 쉽고 편한 길만을 택했고, 그래서 결국 혼자 유일하게 엔딩이 시궁창이라고 생각함.
페로의 지형인 "쉽고 빠른 해결책"과 가장 부합된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결국 본인의 파멸로 이끈 선택이 됨.
2. 등장인물들은 모두 소원을 이루었는가
이걸 처음에 생각해볼때는 꿀 잼 호너 빼고 다 이루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일단 생각해보자면
키티: 소원을 이룸. 믿을 수 있는 누군가인 푸스와 페로가 같이 있음
페로: 애초에 빌 소원이 없음. 푸스 곁이 집이고, 친구 곁이 자기가 있을 곳인 놈이니까
골디락스: 소원을 찾으러 가는 과정 전체가 소원을 이루는 과정이 아닐까 싶음. 자기가 원하던 진짜 가족이 바로 곁에 있었고 오직 골디락스만 깨달으면 되는 문제였음. 골디락스는 그걸 마지막에 가서야 깨달았고.
푸스: 처음 빈 소원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 목적이 전설의 장화 신은 고양이로 있기 위해서임을 생각하면 목숨이 1개일지언정 본인의 정체성이 유지되는 지금 목적 만큼은 이루어졌고 9개의 목숨으로도 얻지 못했을 동료를 얻었으니 더 좋지 않나 싶음.
빅 잭 호너: 이 새끼는 소원을 이루었는가? 라는 전제에 대해 1차원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루지 못했음. 모든 마법을 가지지 못했으니까.
그렇다면 한번 생각을 꼬아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그가 소원의 별을 원했던 이유는 "Master of all magic"이 되기 위해서이다.
왜? 자기만 그걸 가지고 누구도 가지지 못하게 하고 싶었으니까. 이쯤 되면 그냥 걸어다니는 탐욕의 화신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자 이제 그의 최후를 생각해보자. 빅 잭 호너는 유일하게 소원의 별과 지도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지도를 가지려고 했다가 지ㄷ 만 가지게 되었고 자기 소원을 빌지 못한채 붕괴되는 소원의 별에 빨려들어가면서 퇴장하셨다.
이 소원의 별이 무엇인가? 그렇다. 마법 그자체다.
소 원 의별이 되어서 마법과 하나가 된 빅 잭 호너는 그 형태가 원숭이 손마냥 뒤틀렸을 지언정 "Master of all magic"이 되셨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아 별로 그립진 않습니다 갓 황 호너님!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