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핸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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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4-13 20:35:02 KST | 조회 | 105 |
제목 |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례식장에 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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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전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9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자동차 타고 1시간 반 걸려서 갔지요.
그나마 사고로 죽거나 병걸려서 억울하게 돌아가신게 아니라 오랫동안 장수하셨고 편안하게 잠드셨다 하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더군요.
첫날은 친척끼리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 오전에 입관식? 어쨌든 그런걸 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죽은 사람에게 옷을 입히는 광경을 보았지요.
놀랐던게 시신에 옷을 입히는 모습을 가족에게 그대로 보여주더라구요(물론 유리벽을 통해서 봐야 하지만).
정성스럽게 손발을 닦고 고운 분홍색 한복을 입히고,
기독교인 이셔서 십자가와 예수 그림이 새겨진 종이로 감싸고,
(관 크기에 맞춰서 팔다리를 묶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보니 상당히 장례지도사 분들께서 굉장히 강하게 묶으시더군요...혹시 팔다리가 부러지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되더라구요...)
한복 입히는 과정에서 할머니 얼굴을 보았습니다.
입과 코에 솜? 어쨌든 그런걸로 막아놓았더라구요.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웃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커다란 천으로 온 몸을 감싸고,
관 안에 할머니를 넣는 것으로 입관식이 끝났습니다.
이후 저는 이런저런 심부름을 맡아서 했고
(해봤자 신발 정리나 향초 꼽기나 위문객에게 무료주차권 나눠주는 것 뿐이었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는 남으시고 저와 형은 먼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학교를 하루 쉬고,
모레에는 결석 처리가 무효임을 입증하기 위한 사체검안서 사본을 들고 학교에 갑니다.
어제와 오늘은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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