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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김강건
작성일 2012-05-26 18:46:04 KST 조회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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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느끼는 디아블로3 스토리의 문제

그것은 다름아닌 연출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저는 게임의 각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사의 단순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은

압도적인 텍스트를 읽어내려가며 주인공의 '성격' 을 플레이어 스스로 구축하는 의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게임 각본과는 또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일단 디아블로3은 RPG보다는 액션에 가까운 로그라이크류 게임이므로 RPG의 시나리오에는 속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게임 자체가 인간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구하고, 그 자체로 재밌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설이나 잘 쓰여진 각본을 읽으면서 느끼는, 사유에서 오는 즐거움은 특별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게임의 각본은 빠른 호흡으로 흘러가는 게임의 속도에서 혼자 느슨해져서는 안되며, 충분히 압축적인 스토리텔링을 사용해서 현재의 상황이 간략하게 유저들의 뇌리에 박혀야하고, 갈등관계가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해서, 시작부터 유저들에게 '최종적인 목표' 를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시작부터 "세계에 위기가 닥쳤고 니는 여러 세력들을 규합해서 다크스폰 때려잡아라" 라고 지시를 내려주는 드래곤에이지:오리진(물론 이 게임은 rpg이지만 메인스토리와 최종적인 목표는 더할나위없이 단순하죠)

 

EX2)그냥 실험실에서 퍼즐 풀고 미친 AI들과 두뇌싸움 하는 포탈2는 제가 생각하는 모든 게임의 가장 이상향에 가까운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지만 다이얼로그는 세련되고, 세계관과 관련된 서브스토리도 풍부하고, 나름 관료제에 대한 블랙코미디도 가지고 있고

 

 

그런 면에서 전 디아블로3의(물론 전 디아 시리즈 자체의 세계관에는 아주 큰 관심이 없어서 설정 관련 문제가 나오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스토리가 액션 게임으로써는 매우 무난하게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제가 느끼는 디아3의 문제점은 연출입니다..

저는 블리자드의 캐릭터 만드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하고, 디아3에서도 어느정도 그런 재능이 발휘되었습니다. 추종자들의 서브스토리는 메인스토리보다도 훨씬 흥미롭죠.(왜 이걸 퀘스트로 만들지 않은 건지;)

그 외 일반 대장장이나 셴 같은 캐릭터들, 고유한 개성을 가지는 주인공들이나 주변인물 등등, 이 캐릭터들은 제법 확장성을 가지고 있고 매력도 있습니다.

 

문제는 디아블로의 주인공인 악마들입니다

악마들이 아무 개성도 없습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사악한 악마와 정의로운 주인공들의 서사시적인 대결이며, 그러므로 악마는 그 어떤 캐릭터들보다도 강렬한 개성을 부여받아야만 합니다. 벨리알과의 전투에서 하칸 2세는 좀 더 영악했어야 했습니다. 아즈모단은 좀 더 군주같은 모습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디아블로는 좀 더 압도적이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대악마들의 개성은 기사단 코르마크 한 명보다도 못합니다. 블리자드는 악마들의 모습을 연출하는 데서 결정적으로 실패했고, 따라서 못 만든 스토리가 되어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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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흑인경비원 (2012-05-26 18:51:1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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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짱 코르마크
아이콘 어그로중독자 (2012-05-26 18:52:3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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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레나 쨔응
아이콘 라르브웨 (2012-05-26 21:02:3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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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꿰뚫어보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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