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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적당새
작성일 2012-06-11 01:04:04 KST 조회 2,766
제목
샤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군 에이스의 군생활 3편


 

*** 1편 링크 >>> http://gall.dcgame.in/list.php?id=starcraft_new&no=1135178

*** 2편 링크 >>> http://gall.dcgame.in/list.php?id=starcraft_new&no=1136060

*** 내용 중 프로리그 엔트리에 대해 약간 문제되는 부분이 있는데 끝물인 마당에 쿨하게 넘어가는게 좋지 않겠냐능..

*** 금지어 빡친다..벌써 다섯번째ㅡㅡ

*** 고딩때 스1 처음 접해서 어쩌다 스갤좀 하고 대학교 들어와서 눈팅만하다 학교 게시판에서 스1글 본 쟞뉴비가

      스갤 생각나서 글퍼왔어. 스타리그 마지막 결승전이라 좀 애틋해졌나...는 무슨ㅋㅋㅋ

      이제 잉여인간은 갈게 형들. 여름 건강관리 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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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젠 정말 짜내고 짜낸 기억이라서..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ㅜㅜ




감독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와서 오늘은 감독에 대한 얘기로 시작한다.

공군 에이스의 감독은 타 프로게임단과 달리 현역 군인이다.
감독의 선발과정은..
현 감독이 전역할때 쯤 되면 (사후 장교이기 때문)
전 공군에서 감독 지원자를 받아서, 
서류심사와 부대장 및 현 감독, 코치의 면접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아무리 스타를 좋아하고, 잘한다고 해도 '팬'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냥 공군에이스 소대장쯤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감독으로 지원하는 장교들은 대부분 '꿀 빠는 것' 을 기대하고 오는 듯 했다.
면접 전에 우리 사무실에서 대기할 때, 커피 타주면서 얘기를 잠깐 들어보니
지금 자기가 있는 부대가 너무 빡세서 도망나오려고 한다 뭐 이런 대화가 대부분이었다.
전 감독인 박대경 중위 역시 스타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전 근무지가 제주도여서 본토로 도망나오려고 신청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공군 에이스 감독.. 결코 쉽지 않다.
일단 위에서 쪼아대는게 엄청나다. 
솔직히 지원도 제대로 안해주면서 경기 지는 것은 엄청 싫어한다.

심지어 한때 연패가 길어질 때는
'정신 재무장' 이라는 명목하에 
용산에서 출퇴근 한게 아니라 
원대복귀 해서.. 계룡- 용산을... 왕복 4시간의 거리를 출퇴근 한 적도 있다.

보통 프로리그 경기가 끝나면 밤 9~10시인데, 
그렇게 계룡까지 내려오면 12시가 훌쩍 넘겨 있었다.
불침번 서고 있을때 게이머들 돌아온것 보았는데 다들 죽을것 같더라 정말..
이런 상태에서 성적상승을 바라는 자체가 에러였다.

또한 프로리그 경기가 주말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감독들은 주말이 없다.
보통의 공군 장교들은 주말에 다 쉬는데 감독은 그딴 거 없었다.

그래서 박대경 중위도 스트레스 엄청 받았다.
일단 볼때마다 표정이 정말.. 항상 썩어있었다.

나는 공군 에이스의 세명의 감독을 다 보았다.

첫 감독인 유성열 감독은..
아직까지 생각해도 최고의 감독이다.
한 3개월정도 봤는데 
선수 기강도 잘 잡았고, 특히 '카리스마'가 엄청 났다.
경희대 법대 출신이었는데 경희대에서 스타 제일 잘하는 사람이었다.
거의 준프로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두번째 감독인 박대경 감독은... 연법출신이었고
음.. 사람은 좋았지만 
감독으로서의 자질은 좀 떨어졌다.
일단 사람이 가벼웠다 너무.. 
그리고 감독이 아니라.. 그냥 '팬' 같았다.
일처리도 능숙하지 못해서 우리 과장 (소령)한테 맨날 털렸다.
스타는 좀 하는 것 같긴 했다.
나도 스타 못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나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했으니까.. ㅋㅋㅋㅋ

실제로 게이머들한테 유성열 감독과 박대경 감독에 대한 질문을 한적도 있었는데
유성열 감독이 훨씬 나았다고 했다.
게이머들 조차도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도 나랑은 좀 친했다.
우리 사무실 중위와 동기여서 셋이 같이 식사하러 간 적도 있었다. 
스타 얘기도 그 때 한 것이다 ㅎㅎ

제대하고 지금은 일본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 감독인 송동균 중위는
내가 제대하기 직전에 와서 많이 겪어보진 못했지만..
감독으로서는 박대경 중위보다 좀 나은 것 같다.
항공대 ROTC 출신이었는데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일처리도 괜찮고.. 사람도 박대경 중위만큼 착했다.

세 명의 순위를 매기자면.. 유성열 >>>>> 송동균 > 박대경 이정도?

감독 얘기가 나왔으니.. 
코치 얘기도 잠깐 해보겠다.

원래 공군 에이스의 코치는 오동수 중사였다.
근데 말이 코치지.. 그냥 행정 잡무 처리하는 일종의 지원 업무만 담당했다.
역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김남기 하사가 새로운 코치가 왔을 때,
드디어 벗어날 수 있다고 엄청 좋아했다.

김남기 하사는 애초에 공군에이스 코치직을 생각하고 입대한 케이스이다.
아마 사전에 접촉이 있지 않았나 싶다.
나름 나이도 좀 있고, 게이머 출신인데다가 당시 에이스에서 부족했던 저그 유저여서
연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김남기 하사는.. 상당히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말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 
지금 생각난건데 굳이 비교하자면 차재욱과 성격이 상당히 흡사했다.
(차재욱도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지금에서야 생각남.. ㅠㅠ 홍진호와 동기였음)

지금 공군 에이스 유니폼은 어떤지 잘 생각이 안나는데 ;; 
내가 한 병장 초때쯤 유니폼을 한번 바꿔준 적이 있다. 
원래는 한명이 전역하면 신병이 그걸 받아서 사용하는 그런 형태였는데..
TV로 봐서 잘 티가 안나는거지 
마지막엔 진짜 좀 구질구질했었다.

바뀐 유니폼은 검정색 저지였는데
자세히 살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가슴에 선명하게 '아디다스' 마크가 있다.
물론 아디다스 협찬은 절대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
대전 시내 아디다스에서 직접 구입한 저지에 '대한민국 공군' 만 새긴거다. ㅋㅋㅋㅋㅋ

나는 원래 유니폼은 업체에 맡겨서 자체 제작하거나 그러는줄 알았는데..
너무 웃겼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나한테 이전의 유니폼을 한벌 줘서
우리집에는 공군에이스 최초의 유니폼인 하얀 저지가 있다. 
바지에는 '최1인1규'라는 이름이 새겨진...... 
'임요환' 이름 새겨진 바지도 있었는데 선임이 챙겨갔다......

지금부터는 숨겨진 비화들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우선.. 
임요환이 제대한 뒤, 
공군 소속의 홍진호와 SKT 소속의 임요환이 프로리그에서 임진록을  다시 한적이 있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그게 마지막 임진록이 아닌가 싶다.

근데 이게.. 우연히 엔트리가 맞아 떨어진게 아니라
SKT와 공군 사이에 사전 협약이 되있던 것이었다. 
이유는 ;; 모르겠다.
아마 흥행을 위해서였던 것 같긴 한데..
이런 식으로 엔트리 맞추기가 은근히 일어나는 것 같았다.
경기는 임요환이 승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ㅎㅎ

홍진호의 군생활에서 가장 빛나는 경기는 
내 생각엔 김택용 잡은거랑, 이제동 잡은거라고 생각한다.

김택용 잡았을 때는 아직 내가 입대 전이어서.. (홍진호 이병 시절)
직접 겪진 않고 들은 얘기인데, 
그 오버로드 럴커 드랍이라는 전략은 박정석이 제공해 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제동 잡았을 때는.. 정말 부대에서 난리가 나서
홍진호 사는 생활관 앞에서 줄서서 싸인 받으려고 기다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꺼 + 지인꺼)

박정석에 대해서는..
그냥 개인적인 추억에 대해서 좀 더 쓰겠다.

내 보직이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병사들 전역증도 내가 담당해서 만들었다.
게이머들 전역증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정석, 오영종, 한동욱이 동시에 전역을 했는데
이 때는 정말 신경써서 만들었었다.

그런데 박정석이 날 찾아오더니
자기 혈액형이 잘못됬다는 것이었다 ;; 
이게 박정석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럴리가 없는데.. DB 3번 확인하고 만든건데..
알고 보니까 DB자체가 틀려있었다....

박정석이야 말로 나의 우상이었는데.. 
하필이면 박정석 DB가 잘못되어 있어서 전역증이 잘못 나온 것이다.

박정석은 혈액형 정도는 괜찮다고 그냥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나의 우상의 전역증을 그냥 보낼 순 없어서
결국 야간에 혼자 근무 올라가서 다시 만들어줬다.
박정석은 이걸 알까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내가 '팬'이었기 때문에 다가가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심지어 박정석한테는 싸인도 못받았다 ㅠㅠㅠ
이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다.

전역할 때는 특별제작 마우스 패드에
모든 게이머들의 사인을 받았었고
서지훈, 박태민, 민찬기가 전역할때도 부탁해서 사인을 받았는데...
박정석 싸인만은 없다... 하

그리고 공군에이스에서 볼 수 있을뻔한 프로게이머도 몇 명 있다.
이건 박영민이 나한테 얘기해준거다. ㅋㅋㅋㅋ

일단.. 
박성준은 수차례 입대를 타진했다고 한다. (삼성준 말고 투신 박성준)
근데 입대한다고 했다가 마음 바꾸고 
이런걸 여러번 해서 나중가서는 안받아준다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
그런데 뭐.. 그 뒤로 도재욱 잡고 우승하고, 지금은 스타2로 전향해서 나름 잘 살고 있는 듯 하니
박성준도 손해본건 없는거 같다.

그리고 허영무(!!!!)도 입대를 생각했었다고 한다.
근데 박영민이 만류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박영민이 이 얘기를 해준게.. 09년말 정도 였으니까
허영무 역시도 입대 안하고.. 우승했으니까 입대 안하길 잘한거지 뭐..

이윤열도 입대할 마음이 있었는데, 결국 안하고 스타 2로 전향했다.

박영민 얘기가 나와서 좀 더 해보자면,
박영민은 처음에 정말 많이 힘들어 했다.

일단.. 기수가 꼬여서 후임을 받을 수가 없었다.
박영민 바로 밑 후임이 김경모인데
8개월만에 온 후임이니까 ;; 
막내 생활을 8개월이나 했다는 뜻이다.
전에 얘기 했듯이 공군에이스 내에서도 군기가 있어서
막내가 해야하는 일 같은게 존재했었다.
그 생활을 8개월이나 했으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또.. 게이머 사이에 일종의 파벌 같은게 존재하는거 같았다.
박영민이 언뜻 해준 얘기인데..
박정석이 자신한테 좀 잘해줬는데 (뭐 같이 BX가고 운동하고 이런거)
나중에 서지훈이랑 박태민이 이거 가지고 뭐라고 했다고 한다.

자세한 얘기는 더 안하려고 해서 나도 여기까지 밖에 모른다.

'힘든 일' 얘기가 나오니까 담배 생각도 난다. ㅋㅋ
담배피는 게이머도 좀 있었는데..
한동욱, 차재욱, 홍진호, 박영민이 담배를 피웠다. ㅋㅋ
나머지는 안 피웠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프로게임단도 그렇듯이,
공군 에이스에게도 팬들의 선물이 많이 들어온다.
특히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이럴때는 장난이 아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우편물을 수발해왔는데
그러한 기념일이 되면 에이스 운전병에게 말해서 같이가서 소포들을 수령해 올 정도였다.

그래서 나도 은근히 그거 많이 얻어먹었다.
오영종하고 민찬기가 좀 많이 줬었다. ㅋㅋㅋㅋ

그리고 한번은 오영종한테 소포가 온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공군에이스 운전병 한테도 소포를 보내서 진짜 웃겼었다.
운전병이 오영종보다 선임이었는데.. 좀 꼽창이었다 ㅋㅋㅋ
그래서 아마 같이 챙겨준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10년 초반의 공군 프로리그 경기 때
공군 휴가복을 입은 병사들이 많았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그게 다 우리부대 병사였다 ㅋㅋㅋ

부대장이 에이스 경기 직접 관람하러 가면
휴가 하루 더 붙여준다고 해서..
다들 간다고 난리였다 ㅋㅋㅋㅋㅋ

나도 한번 가서 피켓들고 있다가 온게임넷 중계화면에 찍힌적도 있었고..
아마 내용은 "선임들이 보고 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ㅋㅋㅋㅋ

그날 경기는 승리했었는데, 
끝나고 게이머들 보러 찾아갔다가 포모스 기자한테 사진도 찍혔었다. ㅋㅋ



이젠 정말 쓸게 없네요....
저도 군생활 추억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ㅋㅋ
나름 힘든 군생활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에이스랑 같이 군생활 한건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네요..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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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Kyrie. (2012-06-11 04:08:1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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