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나의 오랜 연고지 고강동의 특수성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강동은 부천시 오정구에 있는 동으로서, 면적 3.55km^2, 인구 5만 3062명의 작은 지역이다. 고강동은 위성도시로써 갖춰야 할 모든 악조건을 두루 갖춘 곳으로 오랜 시간동안 부천시로부터 외면 받았다. 고강동의 끄트머리에는 김포공항이 자리 잡고 있다. 김포공항은 자신들의 하늘길을 트기 위해 고강동의 성장을 사실상 정체시켰다. 이 동은 새벽마다 버스를 타고 일터로 나가는 노동자들을 위한 허름한 요람이다. 이곳의 아이들은 열악한 국립 교육시설에서 공부하고, 대부분 머저리가 되어 사회로 방출된다. 이곳의 아이들은 날 때부터 질 나쁜 성인용 유흥시설에 알몸으로 노출되어 있다. 가난의 되물림, 저학력자들의 설움과 절망, 고강동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현현한 지상의 연옥이다.
이 장황한 설명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가? 그것은 고강동의 시민들이 근본주의의 위협으로부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들의 삶 속에서 사유란 어디까지나 끼니에 대한 걱정에 다름 아니다. 그들은 아무리 허황된 희망일지라도 위안만 된다면 어디든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고강동은 전통적으로 온갖 종교들이 창궐하는 곳이었다. 그 중심에는 거대한 장로교 권력 <경서교회>가 있었고, 최근에는 <신천지>나 <아름다운 교회> 등의 여러 집단들이 몸을 웅크린 채 숨어들고 있다.
이쯤되면 독자들은 최근 경서교회의 주된 설교주제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경서교회는 최근 폭발적으로 몸집을 불려온 여러 유사종교(소위 ‘이단’)에게 심대한 위협을 느꼈다. 경서교회 권력의 중추인 홍재철 목사(학력위조 등으로 복잡한 스캔들에 휘말려 계신 분인데, 그의 서사적인 비리 무용담을 파고 들어가자면 말이 길어질 것 같으니 더 이상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는 내가 참석했던 설교 시간에, 신도들에게 이단에 대한 메카시즘적인 투쟁을 요구했다. 본래의 설교 제목은 사실 <이단과의 전쟁> 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으나, 홍재철 목사는 입담이 부족한 사람인지라 설교 시간에 삼천포로 빠지지 않는 일이 없다. 설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장로교 권력에 심대한 위협이 되는 유사종교가 얼마나 사악하고, 또 신도들이 어떻게 그들과 맞서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중략)
제가 아직 경서교회 청년부 마태반을 다니고 있었던 시절 교회에서 파문당하면서 장황하게 썼던 장문의 일부..
예전이라지만 사실 1년 전 19살때 얘긴데 그에 비하면 지금은 혁명의 의지도 없고 반정부의식도 사그라들고..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