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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사하라
작성일 2012-11-01 22:35:36 KST 조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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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헤밍웨이가 공중부양한 사연
파일포켓 이미지

로버트 카파(왼쪽), 헤밍웨이(오른쪽), 헤밍웨이 아들, 1944년 프랑스


파파의 인품과 능력이 느껴지지 않느뇽


 


 모든 사람들이 다 유쾌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었다. 패튼 장군의 기갑부대들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전진했지만, 보병부대는 패튼 장군의 배후를 차단하려는 독일군에 맞서 사투를 벌여야 했다.


 헤밍웨이도 프랑스 진군이 개시된 이후로 제4보병사단과 함께 행동하고 있었다. 그가 그랑빌에 머물고 있는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 보병부대는 사진 기자에게 꽤 도움이 될 만한 전투를 많이 벌이니 전차 뒤만 따라다니는 얼간이 같은 짓은 그만두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또 최근에 독일군에게서 빼앗은 고급 메르세데스 벤츠 한 대를 딸려 보내니 그걸 타고 오라고 했다.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 차에 실려 그가 있는 전장으로 향했다.


 마흔여덟 바늘이나 꿰맸던 파파의 머리에는 아무런 흉터도 보이지 않았다. 무어라 표현하기도 거북했던 턱수염은 밀어버리고 없었다. 그가 생기를 띠며 나를 맞았다. 제4사단의 명예 군인이 된 그는 문학적인 명성만큼이나 군사에 정통한 지식과 용맹함으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헤밍웨이는 사단 내에서 자기 휘하의 소규모 병력도 거느리고 있었다. 사령관인 바튼 장군이 테디 루스벨트 장군의 전 부관이었던 스티븐슨 중위를 그의 공보장교로 임명했을 뿐 아니라, 취사병에 운전병에 모터사이클 우승경력이 있는 사병을 사진사로 붙여주었다. 그 외에도 그는 스카치위스키 상당량도 확보해놓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그들은 모두 공보부 소속 병사들이었지만 파파의 영향을 받아 피에 굶주린 한 무리의 아메리칸 인디언으로 변해 있었다. 파파는 무기 휴대가 금지된 종군기자 신분이었지만, 그의 특수기동대는 독일제에서 미제까지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기동력도 갖추고 있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말고도 사이드카가 딸린 오토바이까지 포획해놓은 것이었다.


 파파는 나에게 3~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재미있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니 함께 가서 살펴보자고 했다. 우리는 위스키 몇 병과 기관총 두세 정, 수류탄 한 뭉치를 사이드카에 싣고,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되는 방향을 어림잡아 출발했다.


 제 4사단의 제 8연대는 작은 마을을 탈환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파파는 그 점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연대는 이미 한 시간 전에 마을 좌측에서 공격을 개시한 상태였다. 따라서 마을 우측에서 진입하면 별 어려움 없이 손쉽게 마을로 밀고 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게 파파의 생각이었다.


 파파는 지도를 펴 보이면서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설명했지만, 나는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불쾌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면서 따라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계획에 따랐다. 그러나 나는, 헝가리 사람의 전술은 대규모 병력의 뒤를 따르는 것이지 이렇게 군인도 없이 앞질러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파파에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마을로 이어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파파와 빨강머리 운전병과 오토바이에 탄 사진사가 선두에 서고, 스티븐슨 중위와 나는 5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그들을 뒤따랐다. 우리는 자주 차를 세워 지도를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우리는 마을 바로 초입의 커브 길에 다다랐다. 마을 쪽에서는 한 발의 총성도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그 점이 더욱 불길하게 느껴졌다. 파파는 그런 나를 비웃었다. 나는 그를 따라가면서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파파가 막 커브를 도는데, 그에게서 불과 10미터쯤 떨어진 곳에 엄청난 파워가 느껴지는 무언가가 쉬익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박격포탄 한 발이 터진 것이다. 그 바람에 파파는 공중으로 붕 떴다가 길 옆 도랑에 처박혀버렸다. 사진사와 붉은 머리 운전병은 잽싸게 오토바이를 내버리고 내가 있는 쪽으로 되돌아왔다. 우리 네 사람이 있는 쪽은 충분히 몸을 숨길 수 있는 위치였지만 파파가 있는 쪽은 그렇지 못했다. 게다가 도랑의 깊이도 얕아서 그 속에 엎드린 파파의 등은 적어도 1인치 정도 위로 튀어나와 있었다.


 예광탄 여러 개가 파파의 머리 바로 위쪽 땅에 떨어졌고, 마을 입구의 독일군 경전차는 쉴 새 없이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파파가 장장 2시간 동안 그곳에서 죽은 듯 처박혀 있은 후에야 독일군은 한발 늦게 도착한 제 8연대라는 강적을 만나게 되었다.


 그 틈을 타 우리가 있는 커브 지점으로 달려온 파파는 화가 나서 펄펄 뛰었다. 그는 독일군보다는 오히려 내게 더 격분해있었다.  내가 자신의 위급한 상황을 보고도 손을 쓰려고 애쓰기는커녕, 오히려 저명한 작가의 최후를 최초로 사진에 담기 위해 기다리고 섰었다는 것이다.


 그날 밤 내내 이 전략가와 헝가리 출신 군사전문가 사이에는 다소 긴장감이 감돌았다.


로버트 카파,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中



웃기지 않느뇽


그 거구(무려 0.1톤...)의 헤밍웨이 아자씨가 붕 떴다가 도랑에 푹하고 떨어지고


그나마도 몸집에 비해 도랑이 너무 얕아서 그 아저씨의 거대한 등이 길 옆에 웅큼 솟아나와있는



살았기에 이렇게 풉하고 웃기는 장면이지


여기서 헤밍웨이가 죽기라도 했으면 헤밍웨이의 끗(자살)에 결코 뒤지지않는 비극적인(하지만 실상은 웃긴) 최후 아니었겠뇽




게다가 이 다분한 밀덕적 성향


물론 그때야 군대에 대한 어떤 동경 비슷한 것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스페인 내전 당시의 경험을 살려


군대 내에서도 전문가 취급 받고


무기고 이것저것 다 꽁쳐오고


무려 군대의 일정까지 알고 있어서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그러다가 한 번 틀어져서 개망신(...)당하는



대문호 치고는 너무 귀여운 해프닝 아니느뇽(물론 진위 여부야 의심스럽긴 하지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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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루디 (2012-11-01 22:38:0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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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사람이 죽네사네 하는데도 일단 사진부터 찍게되는 사진작가라는 직업이 참 기분을 묘하게 만드네요
어떻게 보면 정신병 수준의 직업병 아닌가
사사하라 (2012-11-01 22:43:2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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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윤리 문제 때문에 사진기자들에게 안 좋은 해프닝이 이것저것 있긴하네요

그 유명한 독수리와 기아 아동 사진도 있고 베트남에서의 즉결처형 사진도 있고...
김강건포니 (2012-11-01 22:46:4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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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모로 대단한 인간이느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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