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흑인경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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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1-25 18:38:42 KST | 조회 | 224 |
제목 |
오늘 서점에 책을 사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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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발이 센 명당 50 곳 이라는 불교 서적이 있었다
거침없이, 주님으로 라는 어느 열받은 표정의 젊은 서양남자가 노려보는 얼굴로
표지를 꽉채운 기독교 서적도 있었다 ( 판매량 1위 였다 )
정치쪽 서적에서는 북한의 음모와 본심을 파헤친다는 어떤 책이 있었는데
책에서 인용된 글들의 출처가 '디시 인사이드'였다 ( 무슨 논문이나 학술자료가 아니였다 )
그나마 인용된 글들도 길어봐야 20줄 내외였고 내용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쓴 글이 아니라
아마추어가 내 생각에는 아마 이러이러할 것이다 라고 두루뭉술하게 풀어 쓴 글이 대부분이였는데
책쓴이의 지식 수준에서는 그게 대북정책을 펼치는 위정자들조차 모르고 있었던
오로지 혜안을 가진 자만이 볼 수 있는 절대불변의 진리처럼 보였나 보다
나는 그나마 시크릿류 저능아들이나 한철장사 사기꾼들이 덜한 인문학 코너로 갔으나
인문학 서점에는 엄마가 보는 우리 아이 사주 라는 책이 있었다 ( 제목이 정확하지는 않다 )
한참 자라나는 아이에게 뽀로로 대신 운명론적인 세계관을
먼저 가르쳐 주겠다는 부모라니 뭔가 좀 음침했다
문득 역사 쪽이 시끄러워서 쳐다보니 웬 남자 둘이 사진 하나도 없어 시1발 존나 재미없겠네
라고 저희들끼리 신나게 웃으면서 떠들고 있었다
웃긴건 신화와 세계사 코너 구석탱이에 웬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엄청 크고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 미래의 역덕후...
그 아이가 환빠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서점을 빠져 나왔다
그나마 나아진건 시크릿이 서점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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