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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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9-04 16:29:13 KST | 조회 | 127 |
제목 |
과거로 달려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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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새벽별이 산 아래로 하강하는 것처럼 떨어진다.
그 누가 낙엽과 밤하늘의 변화를 연결할 생각을 했을까? 이 작가의 문장에는 언제나 새로움과 깨달음이 있어...
그러나 이 말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신한 문장은 그만큼 일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도 됩니다. 글의 기교를 배운 사람들이야 아방가르드하거나 파격적인 시와 소설들의 가치에 감탄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문장은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정말 일반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종할 수 있는 문장이 있다면 그건 우리가 먼 과거에서부터 듣고 배워온 구닥다리같은 격언들일 겁니다. 왜냐하면 그건 대중들과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문학가들의 기교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새로운 표현과 관용구가 탄생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기가 힘든 겁니다. 결국 정말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남기는 문학이 우리가 과거로 달려갈 때에서야 비로소 탄생하는 거라면 말입니다.
질 높은 교육을 받아온 선진국의 시민들이 누가 봐도 진부하고 천박한 글에 열광할 때가 있습니다. 가장 급진적인 혁명가들의 동기가 지극히 반동적일 때도 있죠. 어쩌면 같은 맥락일 수도 있어요. 우리는 언제나 과거로 달려가고 싶어하니까...'시크릿' 이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같은 책들이 갑작스럽게 뜨고 지는 것처럼. 그러니까 이렇게 많은 세기가 지났는데도 우린 야만인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고 열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동기는 지극히 오래되고 낡은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음 이렇게 생각하면 좀 더 아량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점점 포용력이 넓어지는 것 같네요. 군대에 가야한다고 절망에 빠질 필요가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삶은 지옥이고 우리는 언제나 퇴보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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