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게스트 시리즈물.......하나 읽었는데 ㄷㄷ함
아 범좌추리소설같은건데 묘사가 좀 잔인합니다..
"여기 바닥이 완전히 피바다야."
"뭐,뭐라고요? 피바다? 양이 얼마나 되는대요?"
"엄청나."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녀가 미끄러진 커다란 피 웅덩이에서부터 핏자국이 한 줄 길게 나 있었다. 그 자국은 묘실 중앙이 놓인 거대한
석관으로 이어졌다. 상형문자가 가득 새겨진 석관 옆면에도 핏덩어리가 엉겨 붙어 있었다. 마치 피를 흘리는 뭔가를 끌어올려 관 안으로
처넣은 것처럼.
저 석관 안을 들여다보고 싶진 않았다.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그러나 그녀는-아마도 투철한 직업정신에서 비롯되었을-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주춤주춤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손에 쥔 채 방치하고 있었던 무전기가 갑자기 지직거렸다.
잡음과 함께, 중앙보안실 직원의 놀란 음성이 터져 나왔다.
"엄청나다니, 대체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녀는 뚜껑이 젖혀진 석관으로 다가가 안을 달여다 보았다. 시체가 있었다. 죽은 사람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알 수 있는건 거기까지였다. 누군가가 시신의 얼굴을 크게 도려냈기 때문이다. 열란 문짝처럼 벌어진 갈비뼈 안은 텅 비어있었다. 폐나 다른 장기를
깨끗이 비운 몸통 안은, 마치 시뻘건 동굴 같았다. 그러나 진정 그녀의 눈길을 잡아끈 건 따로있었다. 시체가 입은 감청색 버뮤다 반바지.
앞으로 오랜 세월, 그녀를 매일 밤 악몽으로 이끌 광경이었다.
-지옥의 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