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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심리학 2 - 심리학과생들의 진로 1편
이제 학부생의 90%가 교직이수/임상 혹은 상담 세부전공으로 대학원 입학/복수전공 및 취업/자살의 4가지 진로를 선택햇다고 가정해 봅시다. 경험적으로는 아마 이 정도 수치면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 중 10%는 매우 독특한 루트를 탑니다. 그들은 일반인들에겐 약간 생소한 전공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심리학과 관련이 있냐는 것이죠. 그것은 심리학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의 세 가지 극단이 가장 잘 통섭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부심이 아니라, 자연과학의 과학적 방법론과 뇌과학/신경과학의 이론을 매우 많이 활용하고 있고,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론 또한 매우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또한 통계적 유의수치도 사회과학의 p=.01을 따릅니다.), 정신분석학의 경우 순수 인문학과 그리 멀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전공으로 구분합니다.
생물/학습심리학: 가장 자연과학에 가까운 분야입니다. 사실상 자연과학입니다. 신경의 정보전달과 그것이 행동으로 어떻게 나타나느냐를 연구합니다. 이 쪽으로 나가면 쥐를 정말 매우 많이 잡게 됩니다.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성균관대학교가 이 분야에서 뛰어납니다. 먹고살 길은 교수하고 연구 빼고는 없습니다.
정신분석학(개인심리학, 분석심리학): 인문학에 가까운 분야입니다. 프로이트, 융, 그리고 아들러의 정신세계 탐색을 배웁니다. 사실 이들의 이론은 매우 비과학적이나, 놀라운 것은 실제로 상담장면이나 정신과 장면에서 정신분석학이 실용적으로 써먹힌단 겁니다.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프로이트나 융 같은 선구자가 조금은 드러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강대학교 빼고는 이 전공이 있는 대학은 제가 아는 메이저 학교 내에선 없습니다. 먹고살 길은 교수 아니면 그냥 고향 내려가서 심리학 카페나 차리는 편 빼고는 없습니다.
계량심리학: 심리학 연구방법론에서 통계적인 접근을 매우 강조하는 전공입니다. 보통 심리학과는 대학원생이라도 상관 분석/회귀 분석/t 검정/f 검정/분산분석/다원분산분석/x 검정(카이 검정) 정도만 알아도 거의 99%의 논문은 읽을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통계학을 끝까지 배웁니다. 서울대 빼고는 이 전공이 있는 대학은 제가 아는 메이저 학교 내에선 없습니다. 통계학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아마 잡대에도 없을 것을 생각하면 서울대에만 유일하게 있는 전공일 것입니다. 통계학의 특성 때문에 먹고살 길은 약간만 응용해도 넘쳐납니다.
사회심리학: 가장 사회과학적인 분야인데,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나 사회 속의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연구하는 전공입니다. 이 분야의 가장 큰 업적으로는 인지부조화 이론이 있습니다. 계량심리학 전공자들과는 사이가 별로 안 좋은 편인데, 사회심리학은 통계를 이용하면서도 '사랑'이나 '정서' 같은 좀 애매한 것을 다루는 반면 계량심리학자들은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것만 연구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발 걸치고 다닌다고 말이 많습니다. 메이저 대학은 다 고만고만하지만, 아무래도 서울대가 제일 좋겠죠? 이 분야에는 연구될만한 건 다 됐다는 말이 많아서 교수나 연구원 빼면은 마포대교 밖에 길이 없습니다.
법정심리학: 그 유명한 범죄심리학입니다. 임상심리학과 좀 겹칩니다. 범죄자들의 심리를 연구할 뿐만이 아니라, 법정에서 판사와 배심원 같은 법정의 구성원들의 심리도 연구합니다. 예를 들자면, 배심원과 판사 중 어느 쪽이 정당방위를 더 잘 주던가를 통계적으로 연구해보자! 같은 것이죠. 경찰대가 이 분야는 단연 탑이며, 경기대와 단국대가 유명합니다. 경기대 교수가 한국에 이 분야를 들여왔는데 학계의 정치싸움에서 밀려서 이런 변방에서만 흥하고 있습니다. 진로는 그래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