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깨운다. 그의 얼굴을 보고 직감한다.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어둡다. 너무 어둡다. 보안실 요원의 손전등만이 이 방을 비춘다.
각하. 각하.
불좀 키게나.
전기가 나갔습니다 각하. 어서...
안경을 찾기 위해 어둠을 더듬는다. 안경을 찾아야 한다. 침착해야 한다. 전기가 나갔다면 심각하다. 중부지대가 벌써 날라간걸지도 모른다.
각하. 시간이 없습니다. 지하로 가셔야 합니다.
알았네. 잠시 안경을 찾고.
안경. 안경이 어딨는지 모르겠다. 침착해야 한다. 벌써 몇백만명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죄송합니다 각하.
요원이 내 팔을 잡고 이끈다. 안경이 없다. 별장의 지하를 향해 계단을 내려간다.
참모진은 살아있을까. 부통령은? 국방장관은?
국방장관은 어딨나?
현재 소재가 불명합니다.
계단이 한없이 내려간다. 끝이 없어 보인다.
조나단은?
부통령 각하께서는 현재 공중에 계십니다.
공중. 아직 영공은 안전한 것인가. 공중. 폭격기. 사상자. 머릿속에 도시별 사망자 예측치가 떠오른다. 너무 많다. 생각이 멈춘다.
제 2격은 가능한가?
모르겠습니다. 일단 안전한 위치로 가셔서 브리핑을 받으시겠습니다.
폭격기. 폭격기는 공중에 있나?
...
제발 폭격기가 공중에 있다고 말하게나.
... 일단 가셔야 합니다.
제 2격. 제 2격이 달성되어야 한다. 상호확증파괴. 투발수단. 보복.
폭격기가.. 오 신이시여 제발 내 폭격기들은 어딨나? 폭격기들이 공중에 있어야 해. 폭격기들이 지금 이반을 향하고 있다고 말해줘.
저는 현재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미 끝났다. 난 확신한다. 그들은 내 국민을 절멸시켰을 것이다. 시카고의 내 집은 이미 재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뉴욕의 4백만 시민은 증발했을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경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다. 침착해야 한다. 뜨거운 액체가 눈을 가린다.
각하?
폭격기! 폭격기! 나라를 줄테니 폭격기를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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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orse! A horse! My kingdom for a ho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