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세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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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10-24 21:30:59 KST | 조회 | 313 |
제목 |
영조와 정조는 한반도에 재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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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1 때 국사 선생님이 한 분 계셨는데 우리한테 역사를 배우려면 이건
기본이라면서 헤겔의 변증법을 가르치고 시험에 출제하는 등 조금
특이한 분이셨음..
근데 그 분이 하신 말씀 중에서도 가장 기억이 남는 게 영조와 정조는
한반도 역사에 있어 사실상 재앙이었다는 거임 ;; 보통 우리가 알기에
영조와 정조는 "조선의 르네상스"를 불러 온 뛰어난 군주로 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사 교사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상당히 의외였는데
다만 그 분도 영조와 정조가 사실은 암군이었다는 식의 주장은 한 건
아니었음. 그 분도 영조와 정조를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가진 군주들로
인식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우리한테 그렇게 가르쳤는데 다만 덧붙인 것은
"영조와 정조는 개인적 능력이 너무 뛰어난 바람에 한반도의 재앙이 됐다"
는 거였음 ;;
그 분 강의에 따르면 조선이란 나라는 이미 양난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에 사실상의 멸망 상태에 있었다고 함.. 이게 그 분 주장의 골자인데
그러니까 이미 사실상 멸망해버린 나라가 하필이면 개인적 능력이 너무
뛰어난 군주들을 두명이나 만나는 바람에 공식적으로 멸망하질 못하고
지저분하게 그 이후로도 몇백년을 질질 끌면서 한반도를 장악했단 거임 ;;
즉 차라리 양난 이후에 사실상 멸망한 상태였으니 왕조가 교체되었어야
하는데 영조와 정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는 얘기...
영조와 정조의 개인적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이미 멸망한 나라가 그 후
앞으로도 백년이나 잔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두명의
개인적인 능력으로 이미 멸망한 나라가 부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정조 이후의 조선은 멸망한 것도, 멸망하지 않은 것도 아닌 괴상한
상태로 한반도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 분 강의 내용이었음 ;;
근데 영조와 정조 때 기록들을 보면 "르네상스"라 불릴 만한 모습들도 보이면서
동시에 영조와 정조 본인들의 의지와 능력으로도 이미 각종 폐단이 암덩이처럼
커져가는 것을 거의 막지 못했다는 걸로 봐서는 파격적이기만 하지만
설득력은 어느 정도 있는 강의 내용이었던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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