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잡: 땅콩 도둑들>.
어차피 보지는 않을 거지만 이틀만에 D-War의 미국 매출액을 뛰어넘으며 미국에서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사실 디 워의 매출액은 2시간 만에 뛰어넘어도 별로 놀랍지 않을 것 같지만). 항상 픽사 무비나 보면서 "우리나라 감성으로 저런거 하나 뽑으면 재밌는거 나올텐데"하고 생각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도 내가 왜 보러 가지 않냐면 도대체 왜 그랬는 지는 몰라도 애니메이션에 싸이가 나와서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춘다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 때문이다.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뭔가 한 번 터지면 거기에 끝없이 매달린다.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도 당당한 선진국이다"라는 생각을 굳이 인정받고 싶어 하나하나의 성공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정말 오래 남는 문화 상품은 오리지널리티가 필수적이다. 20년 전에 나온 디즈니의 라이언 킹이 지금 봐도 재미나는 것은 그 당시의 사회적 유행이 반영된 것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 애니메이션의 내용과 소재 자체가 영원히 인간들에게 익숙하고 또한 새로운 것이기에 그렇다. 오늘 태어난 아이가 20년 후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싸이의 말춤을 보고 우리가 지금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낄 수 있을까?
... 우리 나라 근현대사의 특성 때문에, 잿더미에서 선진국으로 자라난 특성 때문에, 바로 옆에 원수처럼 미워하는 나라가 굴지의 선진국이라는 특성 때문에 국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기뻐하는 국민성이 조성된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 문화 발전을 위해서 이제 스포트라이트 컴플렉스에서는 좀 벗어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애국 마케팅 좀 그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