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노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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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3-13 22:34:39 KST | 조회 | 221 |
제목 |
오늘도 좆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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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때 또 자다가 교수한테 지적 받았다
어차피 영강이라 절대평가고 PPT 보고 공부하면 A지만
오늘 학과 개강총횐데 내가 좋아하는 과대표가 오라고 해서 갔다
과대표는 언제나 그랬듯이 예쁘다
그녀는 내가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 전 남친이랑 깨진 것도 나한테 바로 말해줬고
하지만 어차피 난 그 이상으로 안 될 것을 안다
그 사실이 서럽다
씨바 쓸데없는 총회가 끝나고 뒷풀이를 간다
뒷풀이래봤자 듣도보도못한 13학번 14학번들이 전부 다고 내가 아는 사람은 두세명 뿐이다
난 단지 과대표 하나 때문에 간다
과대표랑 둘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그녀의 친구가 붙는다
따로 불러내서 존나 패버리고 싶지만 대충 웃는 척 하며 걷는다
가서 고기를 굽고 사람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하하호호 웃으며 얘기를 한다
결국 과대와 나는 따로 앉았다 - 나는 꼴에 선배라고 13 14들과 얘기를 하며 그들에게 웃음을 뽑아내고 번호도 받는다
어차피 연락을 할 일은 밥 사달라고 구걸할 일 밖에 없을 인간들이 꼭 번호는 받아가더라
그래도 내 앞에 앉은 13 한 명은 정말 예뻤다
저런 사람은 누가 채 갈까
나는 부러움에 역겨웠고 내 현실이 역겨웠고 모든 것이 역겨웠다
소주가 한 병 반 쯤 들어가자 그냥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고 해서 천천히 벽에 기대서 왁자지껄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문득 눈물이 날 뻔 했지만 애써 참고 그냥 사람들 얼굴을 둘러보았다
새빨간 얼굴들
다들 행복해 보인다
정말 다들 행복한 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과 대표가 내 옆의 빈 자리가 나자 와서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나는 얼굴에 화색이 돌고 갑작스럽게 혀가 잘 돌아가기 시작한다
어차피 곧 그녀는 떠났지만
서럽다 어차피 난 그녀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또 다른 운 좋은 누군가가 그녀를 채갈 것이고 또 그녀는 그 남자 얘기를 내게 할 것이고 나는 열등감에 찌들어 다시 학기를 보낼 것이다
인싸질 같은 것은 무익하다
13, 14들을 돌아본다
곧 뒷풀이가 끝나고 사람들이 모인다
나는 혼자서 정반대 길로 간다 사실 사람들이 가는 길로 가도 되지만
후배들이 웃으며 내게 인사한다
사실 앞으로 마주쳐도 난 아는 척을 할 생각도 없다
어차피 지금까지 내 생애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아주 몇몇 사람들 빼고 죄다 부질 없는 사람들이었다
걸으며 폰을 꺼내보니 이런저런 사람들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억지 이모티콘과 억지 말들로 대답을 보내며 오르막길을 걸었다
집에 오니 환기가 다 되어있었다 이제 더이상 집에 찌들던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우울증 약이랑 비타민워터를 존나 쳐마시고 한 대 피고 싶어서 서랍장을 열었다
아 맞다 끊는다고 저번에 버렸지 니미씨팔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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