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후두부일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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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4-09 22:45:46 KST | 조회 | 375 |
제목 |
[스압] 레일건에 대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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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레일건 개발에 성공하면서,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가우스 무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가우스 무기란 자기장 속에서 전하가 받는 힘을 이용한 무기로서, 화약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세련되고 신비해보이기 때문에 SF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물건이었다.
모름지기 보병은 가우스 소총은 들고다녀야 하며, 탱크는 레이저 무기를 뿅뿅 쏴대며, 아광속을 넘나드는 우주 전투기는 갖추는 것이 미래 무기의 로망 아니겠는가, 바야흐로 가우스 무기는 이제 SF가 아닌 현실의 무기가 되었다.
레일건은 화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레일건도 여러 종류가 있다. 화약을 주 장약으로 쓰고 레일을 보조 추진력으로 삼는 레일건도 있고, 전력만으로 작동하는 알짜 레일건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또한 정말 '레일'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코일같은 더 효율적인 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구조던 간에, 탄환을 발사함에 있어 들어가는 화약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한동안 정체되었던 포병 무기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포는 인류가 전쟁을 거듭하면서 꾸준히 발전되었는데, 이 발전은 요약하자면 '될 수 있는 한 강력한 화력을, 될 수 있는 한 멀리, 될 수 있는 한 정확하게,' 가 되겠다. 강력한 화력을 얻기 위해 포신의 구경은 점점 커졌다. 포탄이 커지면 더 큰 파괴력을 낼 수 있기에 당연하다. 그리고 무거운 것을 멀리 날려보내기 위해 장약을 늘릴 수밖에 없다. 장약의 폭발을 견디기 위해 포신의 두께와 완충장치가 추가되었다. 이러고 보니 포의 무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운용은 그만큼 어려워졌다.
더 강력한 포를 만들려면 그 몇 배에 해당하는 자원과 인력이 요구되는 만큼, 군은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여 어느 정도의 화력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 타협의 결과물이 인근 포병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05mm, 155mm 등의 포이다. 이것들은 강력한 화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결국 상대방도 이와 비슷비슷한 포를 사용하니, 압도적 전력 차이가 아니라면 포만으로는 전쟁의 우위를 점할 수는 없게 되었다. 하지만 레일건은 화약을 적게 사용한다. 이 말인즉슨 포에 무리가 덜 간다는 것이다. 고로 포탄의 속도 제한이 해제된다. 속도 제한이 풀리니 사거리가 늘어나게 된다. 이론상 레일건의 속도 제한은 없으므로, 원하는 만큼의 사거리가 확보된다. 굳이 비싼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멀리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조건을 따져서 사거리에 제한을 두겠지만, 이는 분명한 전력의 우위를 가져오며 군에 있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된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굉장히 까다로운 문제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첫째는 낮은 전력 효율이다. 레일건의 전력 대비 효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더불어 탄환의 가속을 위해서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므로 작은 발전소 하나의 전력생성량이 있어야 지속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결국, 함포나 고정포 이외에는 사용이 힘들다. 또 조준과 발사 과정에 있어 정밀한 기기를 동반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비와 자본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만 해결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화력을 갖출 수 있으므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의 강대국들은 이 레일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압도적인 국방력과 해상전력으로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는 미국이 레일건 실전 배치를 앞둔 것은 의미심장하다.
신무기는 개발 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활용방안이 확립되게 된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란 곧 전쟁이다. 전쟁은 가장 끔찍한 인류의 범죄이지만 한편으로는 인류 기술의 거대한 실험장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레일건은 불을 뿜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전쟁이 가져올 수많은 참상을 알기에, 레일건을 보며 신비한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들떠서는 안 되겠다. 다만 이것이 인류의 발전에 필요악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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