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들다가 작업용 led랜턴이 떨어짐
근데 하필이면 홀에 떨어졌는데 손도 안닿고 들어갈수도 없는 탱크에 빠짐
같이 일하던 행님이랑 안 십분 이리저리 만지다가 결국 못건짐
아직 작업할것도 많이 남아서 아 비싼건데 아깝다하고 걍 버리고 나옴
그리로 퇴근시간 다될즘에 다시 거기 작업 마무리하러 갔는데
와 시발 아직도 그 장면 잊을수 없다
진짜 빛 하나 안들어오는 그 어두컴컴한 탱크안에서
led후레시 불빛이 존나 깜박깜박깜박깜박 거리고 있었음
와 근데 그게 나한테는 마치 다 죽어가는 사람이 마지막 힘을 짜내서 구조요청하는거처럼 보임...
그리고 드는 생각이
아 저걸 그대로 버리면 저건 저렇게 배터리 다될때까지 끊임없이 깜박이고 있겠구나
만약 이대로 가버리면 저건 저렇게 깜박이다가 배터리 다되서 결국 혼자 어둠속에 갇히겠구나
어둠속에 갇힌 채로 아무도 거기에 있는지 모르고 누구의 관심도 없이 배 완성될때까지 혼자 쓸쓸히 있겠구나
그렇게 쓸쓸히 있다가 이 배가 전세계를 돌고 오랜 시간동안 지할일 하닥
가동중지하고 스크랩 처리되서 고철이 될때까지 저기서 썩어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포풍 감정이입...
결국 저건 내가 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행님한테 이야기하고 구하러감
철사 베베 꼬아서 갈고리 만들고 어두컴컴한 탱크 바닥에 엎드려서 한 십분 이십분 사투하다가
건져내는데 성공함...
와 시발 진짜 그때 감동은 ...
말로 설명이 안된다.
소방관들이 사람구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을 정도로 감격함
진짜 마지막에 건지다가 딱 손끝에 닿는데 하...
그리고선 작업 정리하는데도 싱글벙글
종회 하는 중에도 싱글벙글
작업복 갈아 입는 도중에도 싱글벙글
퇴근길 걸어가면서도 싱글벙글
숙소에 도착하고 샤워 하면서도 싱글벙글
존나 만오천원짜리 led후레시였지만
이거 하나에 마음쏟고 감동받으면서 뭔가 이래저래 많이 느낀 하루였음
-일기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