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핸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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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9-19 21:06:44 KST | 조회 | 122 |
제목 |
9월이군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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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지만.
원서 접수를 위한 자소서 쓰는 것이 그렇게 귀찮았는데
자소서 하니까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 사회문화 담당하시는 여선생님 한 분이 계셔요.
정치성향이나 성격이 좀 카오스한 것만 빼면 괜찮은 분이셨어요.
수업도 (매일은 아니지만)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해서
맨날 같은 방식의, 지루한 수업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수업이 사회문화 였어요.
그래서 카오스한 성격만 빼면 아이들한테 꽤 인기도 있었던 선생이었떠여.
어쨌든 자소서 관련해서 학생들이 자기가 쓴 자소서 들고 오면 이것저것 수정할 거 알려주고 그랬는데
전 귀찮아서 안가져감.
수시 4개를 넣었는데
하나는 자소서 안넣어도 되는 거였고,
3개는 지원 학과가 같아서 자소서는 하나만 써도 됐었지요.
다른 애들에 비하면 널널했음.
난 여유로운 고3이 되겠어!
라는 마인드도 있었고
고쳐서 다시 쓰기도 귀찮고
당시엔 뭔 자신감이었는진 모르겠지만 굳이 고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기도 했고요.
쨌든 원서 마감이 얼마 안 남았을 무렵엔 조금 불안해져서
그 선생님께 자소서 들고 갔는데
그 선생님 말씀대로 고친다면 아예 싹 갈아 엎어야 했어요.
씨부럴 이거 쓰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데 또 쓰라고? 그냥 이걸로 낼래
근데 그 자소서로 최종 면접까지 갔고
면접 중에 자소서 잘 썼다고 칭찬받음 헤헤.
면접 자체는 망했는데
(제가 마지막 순서였고 약 1시간 30분~2시간 가량을 기다렸어요. 면접 담당하시는 교수님들도 지치셨을 듯)
합격한 걸로 보면,
그 때 자소서를 고쳐쓰지 않아서 다행이었나. 하고 요즘도 생각해요.
아니면 만약 그 때 자소서를 그 선생님 말대로 고쳐썼다면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도 바뀌었을라나?
글쎄.
다만 제 선택에 후회는 하지 않아요.
원하던 대학, 원하던 학과에 들어갔단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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