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으러 어슬렁 어슬렁 기어나가는데 한무리의 여고생인지 여중생인지 모를 애들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음.
자연스레 옆에 서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한 여자애가 나를 갑자기 뚫어져라 쳐다 봄.
나도 슬쩍 보고 얜 뭐지하고 생각하다가 신호가 바껴서 길을 건넘.
길 건너서 얼마전 식샤를 합시다2에서 나온것도 있고해서 뼈해장국이나 한그릇 먹어볼까 하는데 아까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 소녀가 쪼르르 앞질러와서 "저기여." 함.
순간 '하 뭐지 이 상황은? 하긴 내가 슈트빨이 좀 나긴 하지. 근데 딱봐도 나이차가 있는데 요새 애들은 가늠할수가 없네.' 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예?"함.
그 소녀가 또 날 빤히 보더니 피식하며 "오빠야." 함.
????하다가 다시 보니 낯이 익음.
"내다 내, XX이ㅋㅋㅋㅋ"
그랬다 사촌동생이었음.
명절때나 보고 그나마 또 올땐 화장 안하고 오니 길에서 보면 정말 못 알아볼법 하구나 함.
근데 증말 너무 과한 풀메이크업에 터질거 같이 교복을 입어서 잔소리하려다가 꼰대질하는거 같아 관둠.
"오빠야 내랑 친구들 밥 좀 사주면 안되나?" 하는데 여고생 4명을 뼈해장국 먹이러 갈 수 없을거 같아 급노선변경해서 근처 피자헛으로 감.
"원래 뼈해장국 무러 가는 중이었는데 느그 그거 먹기는 좀 그럴거 같애서 일로 왔다. 마이 무라."했더니 동생 친구 왈, "우리 감자탕 같은거도 잘먹어요. 개존맛임!"
뭐?! 걍 싼거 먹일걸... 하다가 그래도 여고생 4명에게 "오빠 고맙습니다!! 완전 최고예요."라는 말을 듣고 나니 흐뭇하다가 또 대학생때 여후배들에게 아웃백 호구 잡힌 흑역사가 생각나버려 3초 정도 우울했음.
근데 우울할 사이도 없이 포풍흡입하는 애들을 보며 아 흔히 남자들이 생각하던 여고생의 모습은 다 허구구나 함.
정말 걸신들린듯 쳐묵쳐묵함.
레알 지지 않으려고 내 분량 챙기려고 나도 전투적으로 먹음.
아 물론 소녀들 중 하나가 스맛폰을 주며 "오빠 번호 좀 찍어주세요." 그런 만화, 소설 같은 일은 없었습니다.
다 먹고 다 각자 갈 길 갔음, 끝!
...근데 이거 왜 쓴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