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도서검열.txt

나 있던 부대에서는 반입도서 검열을 했다. 언젠가 <쿼런틴>을 들고 갔었다.

"야 이거 뭐야"
"SF소설입니다"
"이자식이 나를 속이려고.. 좌익서적이지? 직접 확인하겠다"
이틀 뒤
"야 이 책 무슨소리야"
"솔직히 저도 모르겠어요" 

 

 

(설명충)관찰자 효과를 선택적으로 적용시켜 생각한 것이 존재하는 평행우주가 양자역학적으로 중첩되게 하는 연구를...내가 뭔 소릴 하는거지

어렵다고 해서 지레 겁먹으며 봤는데 그냥 교양 양자역학 수준이었다능
교양 양자역학이 무엇인가 나에게 묻는다면 그건 바로 왈도

이자식이 나를 속이려고 => 나도 sf 소설을 좋아한다.
좌익서적이지? 내가 직접확인하겠다 -> 먼저 읽겠다.

나 있던 부대에는 자본론도 반입했는데
표지에 맑스 얼굴 떡 박혀있는걸로

ㄴ 그건 담당간부가 맑스 얼굴을 몰라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 아직도 단테의 신곡을 들고갔는데 중대장 대리로 와있던 대대 군수과장이 '이거 판타지(소설) 아니야?' 하던걸 잊지 못합니다.
판타지 맞긴 맞는데....아무리 그래도 신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