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는 사실 그냥 무협지다

양형의 장편 연재만화 대부분이 본질적으로 무협지이긴 했다만.

우주라는 세계관은 어디까지나 배경에 불과하고 중요한 건 우주-무림을 휘어잡고 있는 지략가들과 호걸들의 대결과 그에 얽힌 거대한 음모

 

만화의 캐릭터들은 언뜻 복잡해 보이나 사실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들이 계속 나열된다. 한 여자만 바라보는 패왕/색을 밝히는 패왕/복수심에 불타는 근데 그와중에 여자 때문에 망하는 패왕/ 와 그러고보니 거의 모든 캐릭터들의 심리적 약점이 전부 여자임

 

그럼에도 덴마는 매우 흥미가 있는데 이건 전적으로 양영순이 만화 외길인생을 오래 걸어오면서 쌓은 연출과 떡밥 조련의 신기이자 십년 넘게 다듬었다는 세계관의 오밀조밀함 때문이다. 역시 짬은 무시할 게 아니다.

무혈사신 - 한 여자를 찾고있다..
이델 - 여자 때문에 시체밭 뒤지기
고드 - 여자 하나 위해서 온갖 짓을 다함
고산 아빠 - 여자 때문에 행성 박살냄
고산 - 미성년자 때문에...

엥? 이거 여자는 완전 수동적인 여혐 아니냐?

근데 양영순은 실제로 틀에 박힌 여성 캐릭터들을 양산하죠

순정마초를 그리기 때문에 자동으로 따라오는 여성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