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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개념의극한
작성일 2015-12-12 22:37:45 KST 조회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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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별자리를 볼 줄 알았다

어릴 적 나는 우주인이 되어 별들을 탐험하는 꿈이 있었다. 별과 밤하늘에 대한 모든 것은 나의 관심사였기에 이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 노력했다. 허나 시간이 흐르고 나는 별들이 수십, 수백, 수천 광년 떨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도시 속에서의 생활은 자연스럽게 나를 별들로부터 멀어지게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근 15년만에 보인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다시 시리우스 A와 베텔게우스와, 오리온의 띠를 보았다. 하늘에 별이 이리 많았나 싶은 정도로 보인 별들은 다시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커다란 태극기와 UN기가 밤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경계등의 반사된 희미한 빛이 이들을 비추어 별바다와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UN기의 지구본은 마치 나에게 인류의 미래를 약속하는 듯 했다. 인류는 별들 사이에서 자신의 운명을 찾을 것이라고. 인류는 저 드넓은 우주를 개척하고 새로운 지평선을 열고 우리에게 생명을 준 지구를 떠나 수많은 새 지구들을 찾을 것이라고. 저 수많은 별들 속에는 우리의 새 보금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새로운 지적 생명체를 만나 고류하며 경쟁하며 미래를 향해 도약할 것이라고. 나는 유년기의 꿈이 다시끔 떠올랐다. 나 또한 새 시대를 개척하는데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순간은 지나갔다. 바람이 멈추고 태극기와 UN기는 젖은 수건마냥 축 늘어졌다.

 

별들은 너무 멀었다. 우주는 그저 거대한 공허에 불과했다. 인류에게 있어 의미있는 별은 지금 밟을 딛고 있는 지구밖에 없었다. 지구 외에 모든 행성들은 아무것도 살지 않고 살 수 없는 돌덩어리에 불과했다. 인류에게 운명이라는 것은 없었다.

 

나는 결코 생명을 걸고 정의와 자유와 우정과 같이 추상적인 개념을 위해 인간과 인간이 서로 충돌하는 현장에서 무언가를 위해 투쟁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결코 대양을 항해하는 모험가마냥 우주의 진공을 가로지르며 새 행성과 새 보금자리를 찾는 개척자가 되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나의 친구들과 같이 평범한 인생을 살고 평범한 고민을 하며 평범한 일을 하다 인류 절대 다수와 함께 평범하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인류는 다시는 수천만이 자신보다 원대한 이상을 위해 힘을 합치지 않을 것이고 다시는 대지에서 강철과 강철과, 인간과 인간이 충돌하여 세계의 운명을 빚는  일을 없을 것이다. 우린 또다른 지능과 만나지 못할 것이고 경쟁자가 없는 공허 속에서 살 것이며 끝내 우리가 태어난 요람은 우리의 무덤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공상적인 판타지 속에서나 별들을 만날 것이다.

 

나는 UN기의 약속을 거부했다. 꿈을 꾸지 않으면 악몽도 꿀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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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산백합 (2015-12-12 22:59:2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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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쪽을 향해 작은 공을 던지면 그것이 크나큰 변혁을 가져올지 어찌 알겠습니까.
포더윈터 (2015-12-12 23:00: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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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리머시 시술을 받으면 좀 더 오래 기다리실 수 있으실겁니다.
아이콘 WG완비탄 (2015-12-12 23:02:0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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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받아들여라 헬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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