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조차 무겁다
보조무장이 권총이면 인정하겠다만 그 이상은 안된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라. 당신이 K-3 소총수라고. 근데 당신이 FPS 캐릭터라면 당신은 K-3과 함께 K-2를 보조무장으로 하나 더 챙겨야 한다. 얼마나 끔찍하냐?
게다가 이걸 대체 어떻게 들어야하는가도 문제이다.
우선 앨리스 군장을 들겠지. 그것만으로도 허리가 구부러질 것만 같은 중량이다. 거기에 K-3을 어깨에 맬 것이다...그럼 그 길다란 소총이 당신 배며 가슴을덜렁덜렁 칠 것이며...거기에 K-2를 양손에 들고 간다고? 이 미친!
영국 해병대 주관 NATO 상륙작전 훈련 동영상들이 유튜브에 널려 있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확실히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삐까번쩍한 영국 해병대조차 이 비극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사람들은 알비온급 상륙함에서 오스프리나 치누크를 타고 엄청 멋있게 헬리본을 한다. 그리고는 터덜터덜 걸으며 (여느 보병이 그러는 것처럼)행군을 시작하는데 모두 몰리 풀셋을 하고 있다. 분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은 간지나는 광학 파츠를 낀 M16인지 뭔지를 들고 있다.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도 그렇다...
그런데 유독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남자가 한 명 눈에 띈다. 그 역시 광학기기가 떡칠된 소총을 들고 있다...그리고 다른 손에는...시11풀할 NLAW 1회용 대전차 유도 미사일 발사기를 들고 있다.(미국의 째블린과 비슷한 거라고 한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무게가 12.5kg이다. 이걸 한 손에, 다른 한 손에 돌격소총을 들고 걸어야한다. 등에는 몰리 군장이 있다. 얘넨 딱히 통신병 개념이 없나 본지 몰리에 안테나가 달려 있는데 아마 군장 안에 개인용 전술 통신장비가 다 지급되는듯? 그럼 더 무거울 것이다.
이게 말이 되나? 단순히 역할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느 누군가는 4~5kg짜리 가벼운 소총 하나 들고 다른 누군가는 12kg짜리 쇳덩이, 아니지 폭발하는 위험한 미사일 발사기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게 말이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터덜터덜 걷는 그 분대원이 도저히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콜오브듀티를 할 때 우리는 무조건 보조무장을 먹으면 안된다. 먹더라도 권총만 먹어야 할 것이며, 결코 우리의 불쌍한 디지털 보병이 소총 두 개를 드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