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A-27크롬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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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3-10 23:46:44 KST | 조회 | 1,087 |
제목 |
답은 [트랜스휴먼 스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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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인류는 두 가지의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였다. 첫번째 도전은 단일한, 자연진화된 종족에서 다양한, 인공적으로 개조된 종족으로의 변화이다. 두 번째 도전은 광대한 태양계 내에서의 정착이다. 지구 안의 시선을 벗어나 우주로 나간 다국적 조직들은 정부로 하여금 조사하는데에 꺼리게 만드는, 하지만 동시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괴한 후기인류문화들이 기기묘묘한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여기저기에서 생겨나고 있다. 지금은 부와 모험의 시간이며, 동시에 변질과 공포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대는 변환인류의 우주(Transhuman Space, 이하 THS)시대이다.
THS의 시간대는 문명의 붕괴를 가져올 커다란 재앙을 가정하지 않은 미래이다. 이 시대는 긍정적인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수많은 인류가 진보의 성과를 누리고 있으며, 발달된 기술이 규제 속에서 억압되거나 창조주를 배반하지도 않는다.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20세기 시절보다 적다.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암과 에이즈는 정복당했으며, 핵으로 인한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는 멈췄다. 오존층도 다시 회복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2100년의 세계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너무나 많은 종들이 사람들이 더욱 개발되어 버린 미래에 대비해 유전자를 보존하는 것을 생각해내기 전에 멸종되었다. 온실가스 대신 저렴한 핵융합 전력으로부터 나오는 열 방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끊임없는 문제거리이다. 우주로의 접근은 새로운 자원과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으나,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 마찰을 발생시켰다. 착용형 혹은 이식형 컴퓨터와 증강 현실(Augment Reality), 가상 원격현전(Virtual Telepresence), 인공 지능 등은 누구나 하여금 자신만의 개인적 조력자와 친구를 가지게 하고, "사무실"이나 "학교" 같은 "20세기식" 개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고독감을 느끼게 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행인들의 시선 하나하나가 디지털 비디오로 스캔되고 꼬치꼬치 조사하려드는 데이터 검색 소프트웨어에 의해 분류되는 혼잡한 지구에서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은 더욱 드물어졌다.
빈부 격차는 더더욱 벌어졌다. 부자는 단순히 더 좋은 교육을 받는 것만이 아니다. 그는 더욱 좋은 유전자 또한 가지게 된다. 가난뱅이도 착용식 "가상 인터페이스" 컴퓨터 정도는 가질 수 있겠지만, 돈없는 부모가 자신들을 재능있는 유전자로 바꿔주지 못했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계속 불행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더욱 많은 일들이 인공지능에게 맡겨지고, 특히 의학발달에 의한 장수로 "은퇴"나 "연금" 같은 것이 과거의 유물로 바뀌면서 남은 일자리를 향한 경쟁은 치열해졌다. 수많은 국가에서는 박애정신이 아닌 사회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주당 노동시간이 더욱 짧아졌으며, 20세기 기준으로는 터무니없이 많은 사회지원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제5의 물결(Fifth Wave)에 들어선 발달된 국가에서는 노년층들이 대부분의 수입을 투자와 건강관리에 쓰고 있다. 부유층들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달성하였다: 극도로 발전한 생명공학 덕분에 한 사람이 생을 살아갈수록, 그의 한계수명 역시 똑같이 늘어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백 살 이상이고, 여전히 생기왕성하다. 많은 국가들이 보수적이고 어쩌면 영원히 죽지 않을 금권가(金權家)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좋은 소식? 많은 기업과 정부들은 이제 다음 분기나 다음 선거를 대비하기보다 더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나쁜 소식? 정치권이나 재계, 학계에서 "윗세대"들이 은퇴하거나 죽기를 기다리는 것은 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그 결과 온건한 행동가와 개혁주의자들조차 종종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고, 급진적인 사회운동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초 선진국가의 이야기이다. 좀 더 불행한 지역에서는 극소수의 엘리트들만이 장수나 유전자 강화의 혜택을 누린다. 이런 곳에서는 컴퓨터 이식이나 정보체(Informorph)가 시민들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감시하고 조종하기 위해 있다. 이러한 것도 제대로 체제가 갖춰진 전제국가에서 살 수 있는 행운을 누릴 때나 가능한 일이다. 어떤 곳은 제4의 물결, 제5의 물결로 인해 문명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퇴보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깨어진 꿈들의 파편들은 폭주하는 나노기술과 유전자 공학의 잔해로 더럽혀진 가장 끔찍한 사이버펑크의 악몽과 닯았다. 이템바(Ithemba)사의 생명공학자들 덕분에 아프리카는 더이상 에이즈에 시달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은 중앙아시아의 나노 전염병 희생자들이나 이스탄불, 상파울루, 동부 L.A의 브레인버그 중독자들에게는 별 의미없는 것이다.
성별이나 인종 차별은 역사책 속의 일이 되어버렸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게 되었다. 그러나 종족차별과 이성을 가진 인공생명체에 대한 노예행위는 현재 생생하게 활개를 치고 있다. 세계 또한 평화롭지 못하다. 2080년과 2100년 사이에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로봇 탱크, 초소형 로봇 떼, 위성궤도 탄두지뢰, 그리고 구식 소총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2084년 태평양 전쟁 당시 군용무기로 쓰였던 행방불명된 살상용 정보체들은 데이터 세계의 어두운 구석에서 도사리고 있다. 카이퍼 벨트 근처에서 발견된 원시 블랙홀은 우리 행성을 단순히 오염시키고 황폐화시킬 뿐만이 아니라 아예 파괴해버릴 끔찍한 최종병기의 망령을 다시 한번 살려내고 있다.
그래도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지구 안에서 제로섬 게임으로 끝나던 미래는 이제 무한해졌다. 한 세기만에 처음으로, 우리는 손이 닿지 않은 신천지를 발견하였다: 이곳은 개척 정신을 되찾을 곳이고, 외계 환경의 도전에 직면할 곳이며, 새로운 생활, 새로운 사회, 새로운 현실을 구축할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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