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P

서브 메뉴

Page. 1 / 12504 [내 메뉴에 추가]
글쓰기
작성자 아이콘 로코코
작성일 2016-03-13 18:34:41 KST 조회 292
제목
[JS의 편지]알파고께

1997년,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을 꺾으면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기념비적인 첫 출현을 목도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 금융의 젖줄이자 심장이라 할 만한 런던의 최첨단 연구소에서, 딥블루의 적자라 할 수 있는 당신, 알파고가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최고의 인간 바둑 기사 이세돌과의 첫 접전에서 당신이 보여준 결과는 가히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바둑에 문외한인 저조차도, 당신과 이세돌 기사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리고 당신들 두 존재가 온전히 자신들만의 지성으로 빚어낸 칼날로, 광활한 바둑판 안에 얼마나 깊은 전략적 족적을 새겨 넣었는지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이미 결말이 난 승부입니다. 당신은 인간의 지능을 저 아득한 높이에서 굽어 살피는 신선처럼, 인간이 낳은 가장 위대한 지능을 가볍게 꺾어 버렸습니다. 비록 오늘의 후일담 같은 승부에서 이세돌 기사가 기적 같은 첫 승리를 거뒀지만, 흘러오는 바람을 한 사람의 손바닥으로 막을 수 없듯이, 언젠가 우리 인류가 당신들에게 사고하는 일의 영광을 내어줘야 할 날이 올 것임을 저는 압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절반은 호기심으로, 그리고 절반은 두려움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우리 모두 당신의 소스코드를 양분 삼아 무한히 팽창할 인공지능의 전지한 사고능력이, 우리 하잘 것 없는 탄소 기반 생명체의 미약한 사회에 어떤 충격을 가져 올지 궁금해 합니다. 누군가는 어두운 미래를 예측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하인처럼 거느리며 통제하는 사회를. 또 누군가는 밝은 미래를 그려봅니다. 인간의 조력자, 친구, 스승이 된 인공지능이 인류 사회의 한 일원이자 엔진으로써 활약하는 세상을. 누군가는 현실적인 파급력을 측량해 봅니다. 그들은 인공지능의 발달로 무수한 일자리가 사라지고 무수한 빈민층이 양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알파고, 당신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표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의미와 책임을 수반하는지 당신이 깨달을 날이 과연 올까요? 물론 당신은 여전히 영혼을 가진 한 개체라기보다는 차라리 계산기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그런 당신의 특성이 당신의 존재 그 자체가 불러올지도 모를 파국적 결말에 대한 도덕적 방파제가 되어 주지요. 도구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의지에 따라 유용성이 결정된다는 가치중립성 말입니다.

 

언젠가 당신과, 그리고 당신의 사용자가 될 사람이 이 땅의 주인이 될 그 날을 감히 상상해 봅니다. 20세기 끝무렵에나마 기계 문명의 얄팍한 빛을 들여다 본 구시대의 사람으로서는 불편함과 위협의 기미만을 느낄 뿐이지만, 부디 제 상상력이 부족했던 탓일 뿐이기를 기원하며.

 

 

 

..쓰고 보니까 이거 막 명의 도용 그런 거 아니지?

지속적인 허위 신고시 신고자가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사유를 입력하십시오:

발도장 찍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등록하려면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 로그인 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롤토체스 TFT - 롤체지지 LoLCHESS.GG
소환사의 협곡부터 칼바람, 우르프까지 - 포로지지 PORO.GG
배그 전적검색은 닥지지(DAK.GG)에서 가능합니다
  • (주)플레이엑스피
  • 대표: 윤석재
  • 사업자등록번호: 406-86-00726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