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대 AI 스타크래프트 대결

 

보다보다 답답해서 잔소리 좀 하고 넘어가겠음

 

일단 스타크래프트가 '말초적 컨트롤과 반응속도, 피지컬만 받쳐주면 90%이상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라는 전제부터가 틀렸음

물론 공허의 유산으로 넘어오면서 피지컬 요구도가 극한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그렇다고 전략적 판단력이 필요 없는 게임이냐? 것도 절대 아님

 

APM 높은 인공지능이 쩌는 컨트롤로 교전 압살하는 동영상은 다들 봤을거임

그 컨트롤의 원리는, 프로그래머가 설정한 모종의 '규칙'을 통해 개별 유닛들이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것 뿐임

그리고 그 '규칙'이란 당연히 프로그래머가 그 순간에 가장 큰 이득을 볼 거라고 예상하는 특정 행동으로 정의되고

 

근데 님들이 놓친 부분이 뭐냐면, 순간의 교전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라는 거임

교전컨 쩌는 AI란 결국 추적자 점멸핵, 해병 산개핵, 롤 헬퍼의 연장선상에 불과함

 

그러나 마이크로 교전이 아닌 매크로 운영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게, 거시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게 승리로 이어질 지 확신할 수 없음. 지금 이 타이밍에 앞마당을 먹는게 좋을지, 관측선을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병력을 어디에 얼만큼 배분해야 수비와 견제와 압박을 잘 이룰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은 정해진 규칙으로 따지기 어려울 뿐더러, 그렇게 짜여진 AI는 파훼되기도 무척 쉬움. 지금 구글이 말하는 AI는 바로 이런 매크로 운영까지 포괄하는 것이고.

 

알파고의 바둑을 통해 AI의 매크로 운영 능력에 대한 잠재력을 보였으나,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 다르게 상대 진영 정보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음. 정찰을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하냐, 그 정보를 얼만큼 신뢰할 수 있는가 판단하는 것까지 AI의 몫.

 

뭐 대충 간추리면 AI가 상기된 매크로 운영 능력 즉, '통찰력'을 지니게 하기까지엔 알고리즘 면에서 아직도 갈길이 먼데, 여기서 공정한 승부를 위해 로봇팔이니 로봇눈이니 하는 얘기가 시기상조란 말임 

매크로를 떠나서 마이크로가 미친듯이 뛰어나면 매크로를 무시해도 될 만큼 강력해서 그런거 아닌가요

지금 스투 AI에서 트리거 정교하게 짜넣고 APM 100배 높여봤자 다야도 못 이길걸요

바둑이 perfect information game 의 최종판이라 그렇지 사람이 이길방법은 incomplete information game(어떻게 보면 complete information game 인) 스2가 훨 높음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