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도바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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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6-10 13:41:24 KST | 조회 | 329 |
제목 |
오늘 아침에 리얼로 공포를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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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려고 샤워를 하는데 화장실 들어오면서 문고리가 최근 많이 망가진 거 같은 느낌이 들었었지만 별일 없을 거란 생각에 아무 의심없이 다 씻은 후 문고리를 돌리는데... 화장실 문이 안 열림... 1평도 안 되는 좁은 자취방 화장실에 그대로 갇혔음ㅋㅋ 와 진심 ㅈ됐다 싶었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데 소리 질러서 사람을 불러야 하나, 문을 부시고 나와야 하나, 자체적으로 해결할 순 없나, 옷 다 벗고 있는데 사람이 와서 열어주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이거 오늘 수업 어떻게 하나 등등...
문고리를 사정없이 돌리며 어떻게든 열어보려고 애를 썼는데 그럴 수록 화만 치밀어 오르고 급기야 문이 부서져라 때렸지만 이거 내가 문을 부시면 주인한테 물어줄 돈값 생각하니 그냥 소리만 밖에 들리게 때릴 정도고 저기요라고 수십번 외쳤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음. 급기야 내가 사는 자취방은 방음이 좋은 편인데 씻는다고 창문까지 닫아놓은 상태라 ㄷㄷ... 화장실 창문은 내 방만 유일하게 보일러실이 막고 있어서 통풍도 안 됨ㅋㅋㅋㅋㅋ...
슬슬 상황이 심각해짐이 느껴짐, 화장실에 갇힌지 40분 정도 지남. 갑자기 막 127시간의 주인공이 생각나면서 나 혹시 죽는 건가란 생각이 들고 그 과정을 생각해보니 헛웃음만 나왔음. 심지어 폐쇄 공포증인지 모르겠지만 숨이 막히고 어지러움이 잠깐 느껴졌음... 수업은 이미 시작했고 주변은 더욱 조용해지니 이대론 진짜 죽겠다 싶어서 뜯지도 않은 샴푸 통 밑 부분으로 문고리를 사정없이 내려쳤음. 꿈쩍도 안 했지만 수십번은 내려치니까 문고리가 고개를 좀 내밀고 그 좁은 안 부분에 칫솔을 넣어 틈을 벌리고 반쯤 풀어진 긴 나사를 풀어서 틈을 더 크게 만듦.
웃긴게 이상황에서 콧노래가 흘러나왔는데 뭔 여유인지 나사하나 뺐다고 기분이 그렇게 풀어질 줄이야 뭔가 척척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뒤로 문고리를 당기면서 문을 발로 미니까 문틈 쓸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림...
시계를 확인해보니 9시 20분;; 내가 씻으려고 화장실 들어간 시간이 8시 10분인데... 살아서 기쁜 건지 화는 안 났음.
하지만 두번 다시 경험해보고 싶지 않음...
한줄 요약: 사람 쉽게 안 죽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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