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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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6-29 10:39:15 KST | 조회 | 377 |
제목 |
EU 회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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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 EU와 영국의 협상 주제가 명확해지는 듯 하다.
영국은 싱글마켓을 원하고, EU는 자유이민 수용을 원한다.(모두가 예측했듯이.)
캐머런은 이미 EU 회담에서 영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갈 순 없다고 인정했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협상은 영국이 싱글마켓에 들어가는 '대가'로 자유이민을 수용하는 것이다.
협상이 얼마나 원만하게 돌아가느냐는 향후 뽑힐 PM에 따라 나뉠 것이다. 우선 재정부 수장 조지 오스번은 의외로 사임하지 않았고, 향후 EU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길 원한다고 한다. 그의 소망이 보수당에 반영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지만, 최소한 오스번은 차기 PM은 될 수 없어도 킹메이커는 될 수 있다. 오스번은 리메이너였으며 당연히 싱글마켓을 지키려 할 것이다. 그 대가가 무엇이 되었든지간에.
가장 가능성있는 후보는 두 명이다. 잔류파였던 테레사 메이와 탈퇴파였던 보리스 존슨. 보수당 의원들은 테레사 메이를 좀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레사 메이는 잔류파였지만 언제나 EU의 난민 수용을 공격해 왔으며, 따라서 향후 잔류파와 탈퇴파를 결합시키는 데 중재자 역할을 해주지 않겠냐는 게 메이 지지자들의 생각.
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보리스 존슨이 PM이 되는 게 차라리 낫지 않나 생각한다. 보리스 존슨은 탈퇴파를 이끌었지만,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그는 EU 탈퇴를 원하지 않았다.
그가 지난 2월에 한 말을 생각해 보라. "EU는 언제나 No라고 말하는 회원들에게만 귀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탈퇴 투표를 해야 합니다."
전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은 시장 시절엔 특유의 독특한 퍼포먼스로 유명했지만, 사실 그는 기성 정치인에 가깝다. 그는 싱글마켓을 어떻게든 지키려 할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친 이민파이기까지 하다.(아마 탈퇴를 선택한 유권자들에게 이 사실은 종종 무시당하지 않았나 싶다) 그는 영국 내 불법 체류자에 대한 인도적 사면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의원이었다.
그래서 난 차라리 보리스가 싱글마켓의 대가인 셈 치고 자유이민을 수용하는 안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지 않나 싶다. 메이보다는. 물론 이민에 대한 두려움으로 탈퇴를 선택한 유권자들을 무시할 순 없다. 전체 Vote Leave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정도였든...아마 대다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투표는 비등한 싸움이었으며, 영국 내엔 여전히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절반은 있다. 그리고 Leave를 택한 사람들 중에서도 친 이민파는 분명히 있다. 이제 정말로 중요한 것은 EU와 영국 정치인들의 의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이민과 세계화에 적개심을 가진다. 아니, 오늘날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 그래왔다. 과거에는 극좌파가 이 반세계화와 협력했다면, 지금은 극우가 이 논리를 이용하고 있다.(그 시각과 톤이 살짝 다르긴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민이 경제와 문화를 다이나믹하고 풍부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확신시켜 줄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이민 수용을 패널티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이득에 가깝다. 영국과 EU의 미래를 위해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민중의 의지가 언제나 단일한 목소리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 안의 진짜 의미를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브렉시트를 되돌릴 순 없다면, 이제 환상과 낙관론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대비해야 한다. 영국은 바뀐 환경을 계기로 더욱 세계에 개방된 나라가 되어야 한다. 한편 EU는 독일과 프랑스가 협력하여 더욱 단단한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분열이 아니라, 새로운 협력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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