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
작성일 | 2016-07-05 20:39:28 KST | 조회 | 2,166 |
제목 |
서든2 트레일러와 개저씨 게임의 비극
|
최소한 나는 넥슨이 독자적인 게임 세계를 창조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넥슨의 클래시컬 라인업을 생각해 보라. 바람의 나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그리고 조선창기 신토불이 폐관자들(클로저스)에 이르기까지. 물론 넥슨 게임은 일본의 아니메 컬처에 전체이용가 색깔을 입힌 조잡한 아류에 불과하긴 했지만, 적어도 한국 게임계에서 어떤 아트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게임사였다.
내 말은, 엠게임과 넷마블 등 수많은 게임 퍼블리셔들이 똑같은 통짜 엔진으로 양산형 MMO RPG를 찍어내던 시절의 아트워크를 생각해 보라. 어떤 캐릭터들이 있었나? 금발 벽안의 헐벗은 엘프, 입에 두건을 두르고 (역시나)헐벗은 시노비, 가슴에 철판을 덧댄 (어쩐 일인지)헐벗은 여성 워리어(심지에 팔에 잔근육 하나 안붙어있다.), 보기에 심히 불쾌한, 그리고 헐벗은 소년병 캐릭터까지.
이 모든 것들은 닥사형 RPG의 주 연령층이었던 아저씨들을 위한 아트워크였다. 졸음이 밀려오는 초저녁에 PC방 의자에 앉아 아무 의미 없는 1,2,3,4를 누르며 강화템 거래로 자산 운용가의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길 원하는 권태기 중년 남성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을만한 그런 캐릭터들이, 2016년 넥슨의 신작 게임에서 다시금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여군 캐릭터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선진국 군대를 중심으로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여군의 증가는 게임 같은 신세대 문화에서 더욱 확실하게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싫어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건 이것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캐릭터들은 거친 전장에서 살아남은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순박하고 무해한 표정을 하고 있다. 다른 남자 캐릭터들이 입고 있는 멋진 밀리터리 가젯은 여자들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마치 밀리터리 게임의 여성 캐릭터는 너무나 말이 안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렇게 완전히 우스꽝스럽고 비합리적인 디자인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처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