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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27크롬웰
작성일	2016-07-18 19:41:09 KST	조회	605
제목	터키의 선거 : 세속주의, 민주주의, 이슬람에 대해 주목해야 할 점

첫 번째 문제는 새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Adalet ve Kalkinma Partisi)은 '이슬람 지향적'인 정당에 대한 서구의 스테레오타입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터키의 선거는 '이슬람 지향적'인 정치 운동과 유서깊은 '서구화'와 세속주의를 추구하는 개혁 '근본주의자'라고 불려도 될 오래된 정치 엘리트 간의 대결이었다. 옛 서구 지향 세속주의자들의 대표격은 군부 지도층과 오랜 역사를 지닌 아타튀르크의 정당인 공화인민당(CHP; Cumhuriyet Halk Partisi)의 지도자들이다.

미국 사람들은 유서깊은 서구화와 세속화의 지지자들이 이슬람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가장 지지하는 쪽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터키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주요한 위협은 서구지향 세속주의 군부였으며, 민주주의가 터키 세속주의를 위협한다고 간주되면 군은 세속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정지시키고 우회할 권한을 가졌다. 군사 개발 독재자들은 민주주의가 그들의 비전인 세속 사회를 위협할 것이라 생각해 종교 단체를 정치에서 분리하려고 했다. 터키의 군사 지도자들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과 같지는 않았지만 사담의 권위주의 정권 또한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지 못하게 힘써 온 세속주의 정권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터키에서, 이 갈등은 신정정치 지지자들과 민주정치 지지자들간의 싸움이 아니었다. 실제의 정치 갈등은 미국 정치에서도 중요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데, 이는 '세속주의'가 실제로 무엇이냐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AKP와 CHP 모두 세속주의 정치 체제를 지지하지만 둘은 이 '세속주의'가 실제로 무엇인가 하는 정의에서 차이가 있다. 결국 종교 기관이 국가 구조와 분리된 상태에서 종교 전통을 굳건히 지키는 사람이 동시에 세속주의 정치 체제의 신실한 지지자가 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미국 헌법에서도 언급된다. 미국에서 교회와 국가의 분리는 수정헌법 1조에서 정의되어 있는데, 교회와 국가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과 국가의 제약 없이 종교 관습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한다. 수정헌법 제 1조(와 '세속주의)는 한 사람이 신앙인인 동시에 세속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터키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다수의 터키인들이 이 가정에 동의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신앙인과 세속주의자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 들어 '세속주의'라는 말은 무종교나 불가지론과 비슷하다고 간주되는데, 그것이 터키에서 AKP가 가지는 위치, 즉 '신앙인도 국가와 종교 기관의 분리를 인정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북미에서 제도적인 세속주의라고도 부를 수 있는 정교분리의 초기 지지자들 중에는 신실한 신앙인이 많았다. 세속주의자가 무종교인이나 불가지론자라는 현재의 일반적인 가정은 미국에서조차 최근에서야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가정은 최근의 터키 정치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된다. AKP 지지자와 반대자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보며, 세속주의자인 동시에 신앙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AKP 지도자들과 지지자들의 말과 그들의 의도는 동일한가? 이들이 국가를 손아귀에 넣기 위해 민주적 절차를 사용하고는 뜻을 이루면 터키에 '근본주의' 이슬람 정권을 세우려고 하는 게 아닌가? 민주적 절차를 지지하는 이슬람주의 정당의 흔한 구호는 '한번 투표에 일인 일표'이다. 터키에서 민주적 절차를 끝내고 터키 정치에 자기 버전의 세속주의를 적용한 것은 이슬람주의자들이 아니라 서구지향 세속주의자들이었으며, 터키에서 선거가 조기에 이루어지게 한 것도 세속주의 군부의 개입 위협이었다.

반면 AKP는 전형적 서구 시각에서의 '이슬람 지향' 정당과 다르다. AKP는 케말의 세속주의 전통을 지지하지만 이 '세속주의'가 시민의 종교 행위에 제약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신하는 터키인들을 대표한다. 미국의 정치 전통에서 보아 터키의 7월 선거는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적힌 '세속주의'의 두 부분, 종교 기관과 국가를 떼어 놓는 동시에 국가가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종교를 나타내는 부착물을 금지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는 두 원칙 모두에 대한 동의를 나타낸다.

John O. Voll은 무슬림-크리스쳔 이해를 위한 Prince Alwaleed Bin Talal 센터의 이슬람 역사 명예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