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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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7-19 16:04:23 KST | 조회 | 485 |
제목 |
이제 우리는 모두 반보호무역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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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브렉시트 투표와 함께 많은 젊은이들이 런던 거리로 나와 소리질렀다
우리는 EU를 사랑해, 우리는 세계에 열려있길 원해...
어쨌든 확실히 이상한 광경이긴 했다. 어느 순간 우리는 모두 자유주의자가 되었다. 이제 좌파가 세계화에 앞장 선다. 이민은 좋은 것이다. 자유무역 기조는 다시 진보적 가치가 될 것이다. 유럽에서 후퇴함으로써 영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대륙-러버가 되었다.
런던이 몰락한 것만 같았던 며칠 뒤, 엄청나게 빠르게 보수당 PM이 선출됐고, 메이는 '긴 날의 밤'을 통해 자신의 내각을 구성했다. 사람들은 걱정, 혹은 기대하기 시작했다. 메이의 강력한 언사, 블루칼라 보수주의의 부활, 산업 전략부 편성은 그 동안 영국 경제를 융성하게 해주었던 방임주릘 해칠 것만 같았다. 혹은 펀더멘털 강화로 무방비하게 내던져졌던 제조업 기반을 재고할 기회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며칠이 흘렀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240억 파운드에 샀다. 불확정성 때문에 빅 딜이 거의 없었던 2016년의 대형 호재였다. 칩 디자이너인 ARM이 영국 테크 섹터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이 기업이 실제로 창출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 필립 해먼드는 이 결정을 반겼다. "이것은 영국이 여전히 세계에 열려있다는 좋은 증거다..."
그리고 사람들은 또 걱정하기 시작했다. ARM의 공동설립자는 "내 인생 최고의 업적, 그리고 영국 기술산업의 슬픈 날이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이것은 좋은 것이다. 영국의 주요 산업들을 보라. 항공, 자동차, 투자은행, 여러 분야의 알짜 산업들은 외국 기업 기반이지만 어쨌든 세계 시장에서 크게 성공했다. 인수 후에도 ARM은 여전히 케임브리지 기반의 기업일 것이며, 소프트뱅크는 2년 내에 ARM의 고용 규모를 영국에서만 2배 키울 것을 약속했다. 다른 많은 영국 산업들이 그랬듯이 테크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물론 경제 국수주의자들은 순수하게 영국 꼬리표가 달린 대기업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낙담한다. 마치 포악한 외국 기업들이 국내의 알짜 산업들을 갈취해가는 것처럼 묘사하곤 한다. 정부가 그들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불만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로 우리는 모두 반보호무역주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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