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동의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확립된 결과가 된 사건은 무엇인가? 대전쟁, 즉 1차대전이다. 남자는 전선으로, 여자는 공장으로 가서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시기에 참정권을 주지 않고 눈에 띄는 신분제가 살아있는 것은 단결손해와 생산효율 저하 그리고 배신권유로 이어지는 위험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꾸물텅대다가 전쟁 끝나고 10년뒤인 1928년에야 영국의 여성들은 투표권을 공평히 갖게 된 것이다.
민주주의의 결과가 나쁠 수도 있다. 군주정이나 귀족정의 결과가 나쁠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군주정이나 귀족정의 결과가 나쁘다면 남의 손에 우리의 목숨이 끌려간 것이지만 민주주의의 결과가 나쁘다면 우리의 손에 우리의 목숨이 끌려간 것이다. 둘의 결과가 같을 지라도 느낌이나 대처방법은 전혀 다르다.
물론 국민은, 인민은, 민중은 하나가 아니기에, 대다수가 다른 대다수를 끌고 갈 수도 있다는 함정이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나쁜 결과를 강조하는 것은 해결책을 꺼내기보다는 군주정 또는 귀족정의 향수에 젖는 길로 보통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