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충격적인 자료를 보았다. 우리 부천의 1인당 평균 소득이 1,6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이다.(가처분소득인지 그냥 전체 소득인지는 잘 모름)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우리 자랑스러운 부천이 조선 반도의 모든 지방 중에서 완전히 최악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의 3,300만원, 울산의 6,000만원(최근에는 또 잘 모르겠다)에 비하면 우리 부천 하드 워킹 피플이 받는 대우는 여전히 열악하기 그지없다.
어느 날 나는 내가 어릴 적 몸담았던 모교 근처를 거닐고 있었다. 육교 아래 있던 문구점은 여전히 그때 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이 노스텔지어는 실패한 재개발 계획의 완곡어법이다.
또 나는 어릴적 한 이름 모를 여자아이와 미끄럼을 타고 놀던 놀이터에 가보았다. 이름모를 여자아이는 더이상 거기에 없었다. 대신 이름 모를 잡초 한 무더기가 모래 사장을 뚫고 그 흉악스런 머리를 드러내놓고 있었다. 모멸적이다. 부천이여...
나는 가끔 나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어쩌다 우리 위대한 문화의 젖줄, 한반도 문명의 발상지, 극동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 - 둘리가 탄생했던 이 자랑스러운 도시가 이런 몰골이 되고 말았는가?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부천은 침상도시다. 나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은 서울에서 직장을 구한다. 소비도 서울에서 한다. 서울의 인프라, 서울의 젊음, 서울의 문란함...그 모든 것이 바로 부천의 경제를 공격하는 항공모함 - 전폭기 편대가 되어 부천에 경제적 종심타격을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타는 분노로, 나는 여전히 신께 갈구한다. 내게 힘을 달라고. 80만 부천인을 거느릴 수 있는 절대권력의 부천황제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리하여 괴물같은 힘을 가진 부천의 남자와 여자들을 양성하여 여의도까지 진격할 수 있는 위대한 부천 경기병단을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