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Rumik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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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7-31 16:21:29 KST | 조회 | 3,978 |
제목 |
인도에서 있었던 여대생 집단 강간 사건에 대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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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대부분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에 출연했던 인도여행책 작가 '환타'라는 분이 했던 이야기임
버스에서 버스기사와 승객들이 여대생을 집단 강간한 사건이 있었던건 너무 유명한 이야기니까 대부분이 아는 이야기일듯
이 사건이 인도 사회 전체에 공론화될 수 있었던 이유와 사건 이후 지금의 인도 상황에 대한 이야기인데
일단 인도는 사실 강간사건따위는 뉴스거리도 못될 만큼 여성인권이 개 막장인 사회임
강간뿐이면 다행이려고 명예살인도 시골로 내려가면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인데
인도 기준으로 흔하디흔한 집단강간사건인 이 사건이 뉴스화되고 그걸 넘어서서 안도사회 전체에 공분을 일으킨 몇 가지 이유가
첫째는 이 이슈가 중산층이슈였고 둘째는 인도의 여성 기자들이 단합했기 때문이고
셋째는 어느 정도 인도의 보수 세력과 여성인권세력이 뜻을 같이했기 때문
이 이슈가 중산층 이슈였던 이유는 여대생이라는 신분 자체가 나름대로 엘리트 여성을 의미하는 거고
하층민이 감히 중산층 여성을 건드렸다는 카스트제에서 비롯된 반감이 있었기 때문
인도 여성 기자들이 단합했던 건 우리로 치면 한겨레 기자랑 조선일보의 여성 기자들이 단합해서 언론사를 압박했다는 의미
세 번째가 좀 의미가 있는데 적어도 사건이 터지고 여성인권에대한 법제화가 이루어지는 과정까지는
인도의 보수적 가치관(힌두교 경전)을 신봉하는 보수 세력이 힘을 보태줬다는거임
사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환경 자체가 언론의 도움이 크다고 생각함
이 사건 이후로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공인 강간의 왕국이 돼버렸고 연일 강간기사가 인도 언론사에 실리게 됐는데
이는 사실 부정적일게 아니라 인도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큰 발전임
왜? 강간사건이 저 사건 이후로 생겨난게 아니니까.
그동안 깜냥도 안된다고 기사화조차 안되던게 이젠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니까
근데 위에서 말한 세 번째가 왜 의미가 있냐면 사건 발생 이후 수년이 지난 지금은 인도의 보수세력과 여성인권세력이 다시 대립중이기때문
사건 자체를 무마시키려는 대립은 아니고 여성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적 차이의 대립임
가령 강간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그 사건 자체에 분노하더라도 시각은 다를 수 있음
어떤 사람은 강간의 폭력성과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라는 측면에 분노하고
어떤 사람은 여성의 순결이 보호받지 못한 것 에 대해서 분노할 것임
보통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보수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해서 분노하는 것 인데
물론 이걸 단순하게 전자는 여성인권이고 후자는 아니다 라고 구분 할 수는 없음
왜냐면 여성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견을 존중해야하고
실제로 후자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많기 때문임
두 세력이 다시 충돌하게 된 이유는 보수 세력은 인도의 강간사건이 세계에 알려지는 게 인도의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
BBC에서 저 사건을 가지고 다큐를 찍었는데 인도정부는 바로 방영금지처분을 때려버림
정작 피해자의 부모님은 인도에서 발생한 강간사건치곤 파격적으로 딸의 이름까지 공개하면서
'내 딸은 잘못한 게 없으니 이름을 공개해도 부끄러운 게 없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말임
뭐 결론적으로 말하면 강간사건 자체에는 분노했지만
인도의 보수 세력은 이 사건과 그 여파 때문에 인도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믿는 것임
진짜 인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건 강간사건이 세계에 알려지는게 아니라
강간사건 그 자체인 것인데 말이지
사실 이렇게 인도 보수세력을 까긴 했는데
적어도 법제화 과정까지 부끄러운 줄 알고 아닥하고 있었던 건 높게 봐야한다고 생각함
서글픈 건 결국 주류세력의 도움 언론의 힘 없이 평화적으로 뭔가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사회를 큰 폭력사태 없이 유지시키려면 보수세력도 양보할땐 최소한의 양보는 해야하고
손잡을 수 있다면 사상적 반대자와도 손잡아서 바꿔야 한다는 게 저 나름의 이 사건의 교훈?
교훈부분은 써놓고 보니 좀 쌩뚱맞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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