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NoWHer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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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8-25 18:30:31 KST | 조회 | 415 |
제목 |
나는 가지가 나이가 들어도 맛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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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유의 비린내 나는 음식은 어쩔수 없었지만
산사람의 혀를 가진 나에게 수많은 나물과 채소류등은
나이가 들수록 맛있어졌다.
그러나 단 하나, 가지만은 해결하지 못했다.
2.
점심시간이 되어서 자주 찾는 한식 집을 갔다.
그 집은 맛은 평이했지만, 근처 식당중에 평이한 집이 몇이나 될까.
그나마 그 한식집의 장점을 말하면, 반찬이 매일 바뀌고 다채롭다는것.
그런데 왠간 푸른색인지 보라색인지 어쨌든 공포색상을 가진 찬이 두번째로 올라왔다.
가지 무침.
저걸 누가 먼저 집으려나 했더니 사모님이 집어드시더라.
나는 나이를 먹어도 먹혀지지 않은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경이로운 현실화를 보았다.
나는 사모님에게 그 괴악한 잡초를 어떻게 먹냐고 물었다.
3.
주말쯤 되면 좋은 점이라면 MSG에 무쳐먹는 밥대신에
나름 사람처럼 먹을수 있는 찌개류나 국등이 있어서 좋다.
인간이 한두번의 외식은 기분 좋은 외식일지 모르나
매일마다 쳐먹는 맛대가리 없는 음식물을 살기위해서 먹는것은 굉장히 큰 처벌인것 같다.
그 곳들이 다 맛집이랴. 그러나 집밥은 실패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괴랄한 반찬을 또 만드셨다.
가지볶음이였다.
사실 그녀도 그 음식이 냉장고에서 강제로 신선도를 유지하다가
죄다 아버지의 뱃속에 들어갈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짜증이 날수밖에 없었다.
싫은 사람은 옆에만 있어도 싫다.
먹기 싫은 음식은 보기도 싫다.
나는 어머니에게 이 유일한 실패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답했다.
4
"나이를 더 먹어봐라. 몸에 좋다는것은 다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윽코 나는 그들이 절대 맛으로 먹는것이 아님을 깨달았고
나는 기쁜마음으로 가지를 씹었다가
뱉었다.
x나 맛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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