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병으로 복무하던 때 사귄 옆 중대 아저씨가 브라질에서 온 사람이었다. 장차 브라질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싶다 말했었는데, 당시만 해도 브라질은 남미의 별이었다. 그러니까 그때 우린 아직 사지방 출입 권리를 온전히 주장하지 못했고 바깥 소식에 대해, 특히 해외 동향은 아예 알 길이 없었으니까.
브라질의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된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2015년부터였던 것 같다. 그 이전까지는 그야말로 위용을 뽐냈다. 이코노미스트 지 표지에 담겼던, 리우 예수상이 힘차게 불을 뿜으며 우주로 날아가는 사진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브라질을 그런 나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진이 몇 개월 후 동력을 잃고 지상으로 고꾸라지는 예수 상으로 바뀌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그건 그렇고 이코노미스트의 커버 센스는 정말 지적으로 짓궂은 면이 있다)
호세프는 (많은 브라질 정치인들이 그랬던 것처럼)부패했고, (많은 브라질 정치인들이 그랬던 것처럼)정치적으로 무능했지만, 어쨌든 그저 희생양으로 처리당했을 뿐이란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