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과 본질

 옛날부터 인터넷에서 키배거리로 자주 소비되던게 '형식이 중요하냐 본질이 중요하냐' 였었죠

 참 네이버랑 다음의 블로그와 까페부터 시작해서 디시를 지나 이런저런 커뮤니티를 거치면서 보아온 싸움들 중에 반 이상은 이 주제거나 저런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한번이상은 나왔었던걸로 기억함

 

 특히 이런 주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게 바로 DC 갤러리들과 일반 커뮤니티 간의 대립관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dc갤러리에서 일반 커뮤니티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원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식떤다" 고

 일반 커뮤니티에서 dc갤러리에 대해 느끼는 거부감은 "더럽다" 니까요

 그리고 이걸 합쳐서 dc식으로 가장 간결하게 표현하는 말이 바로 "병신인걸 모르는 병신보다 병신인걸 아는 병신이 낫다."

 

 참 급식충때는 저 말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막 싸우고 다니고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가 병신인걸 알든 모르든 간에 병신인건 변하지 않는다라는거죠 ㅋㅋ

 

 사실 저렇게 자기자신이 병신인걸 스스로 자각하는 이유는 그걸 통해서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려고 하는건데

 이게 진짜 웃긴게 자기가 모자란 존재임을 자각함으로서 상대적 우위에 설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서 더 나은 인간이 되기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상대보다 자격적 우위에 설 수 있는거죠;

 더 나아지려고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나는 병신이다' 하면 상대방보다 우위에 선다는게 굉장한 착각인거지..

 

 근데 이것도 dc에서는 상대방이 나를 욕하는거보다 내가 상대방을 욕할수 있냐 없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서 그렇게 됨

 그걸 대표적으로 보여주는게 "OOO 개새x해봐" 가 탄생했던 계기였다고 생각함

 내가 김대중 개새X를 말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명박 개새x도 외칠 수 있는게 dc식 방식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상대를 비하하기 전에 공격할 자격을 얻기위해서 자기자신을 먼저 비하하는 것

 '나는 나를 욕하기 때문에 너 또한 욕할 수 있다!'

 

 한때는 "형식보다는 본질이 더 중요하고, 본질만 옳다면 형식은 어찌됬든 상관 없다."라고 생각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거는 형식도 충분히 중요하다는 사실임

 

 공고든 디씨든 어느 커뮤니티를 가도 비율의 차이는 있어도 형식을 먼저보는 형식론자들이랑, 형식보다 본질을 보는 본질론자들은 둘다 존재하고

 내가 말할때 형식이 틀려도 본질이 옳다면 그 본질을 보고 동의해주는 사람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형식도 옳고 본질도 옳다면 형식론자들과 본질론자 양쪽의 동의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거지

 

 누가 동의해주지 않아도 상관 없다? 그러면 그건 걍 어그로지;

 커뮤니티 왜함 블로그나 sns에서나 말하셈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형식보단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식 때문에 본질이 부정당하는 건 잘못됬지만 형식이 아무리 좋아도 본질이 틀려먹으면 그건 그냥 틀려먹은 말 밖에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그래서 개인적으론 키배에서 가장 하수가 상대방의 말투나 '그게 그거랑 같냐' 라면서 비유 같은거 물고 늘어지는거라고 생각함 

  

   

중요한건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내가 말하는 바가 잘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것 무식한새끼 그것도 못알아먹냐 라고 말할꺼면 이미 끝인거지

이거 쓰다보니 좀 결론이 애매모호하게 났는데 사실 글 쓰고싶었던 이유가
저 "형식보다 본질이 중요하다" 라고하는 본질론을 대표하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디씨고, 그런 디씨에서 촉발된 디씨문화를 까고 싶어서 였음....

dc의 본질론이 참 웃긴게 "본질이 형식보다 중요하다"라는 기본 전제 때문에 그런 가식부리지 않고 형식을 지키지 않는게 하나의 쿨함 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이상하게 왜곡되서 본질이 틀려먹었어도 형식만 벗어나면 쿨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음.
그리고 이렇게 dc식 본질론을 파고들다보면 자기 파괴의 결론 밖에 안나오는게 참 재밌음

잘 정리하셨네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말하는 소위 형식이 내용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게

형식 자체가 우리가 직접적으로 읽는 내용이고

소설도 아니고 독자가 무슨 숨은 주제를 해석하게 만드는 것도 웃깁니다

본질없는 형식은 무가치하지만 형식이 부족한 본질은 때론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함. 왜냐면 소통의 대상을 제한하면서 까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고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도 때론 필요하기때문 이런식의 오해살 여지가 많은 거친 표현을 니체가 많이했음 약자로부터 강자를 보호해야한다거나 귀족정이라거나 등등... 니체 철학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우생학 파시즘으로 해석될 말을 많이 했지 하지만 그럼에도 저런 거친 표현이 때로는 필요할 때가 분명 존재하고 그렇기때문에 형식은 필요하지만 완벽하게 추구해야하는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함 그런 맥락에서 난 누군가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발언을 사상적으로 비판하는건 가능해도 막말이니 예의가 없다느니 비판하는건 좀 무의미하다고 생각함.

인문학 토론 중 죄송합니다
났다 -> 낫다
흠흠

씨프트키까 빠찌찔않아요

이게 바로 붕당의 탄생 과정이구나

중요한건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내가 말하는 바가 잘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는 것 무식한새끼 그것도 못알아먹냐 라고 말할꺼면 이미 끝인거지

ㄴ 아 이게 제가 생각하는 최종적인 결론임

갑자기 재미있는 비유가 생각났는데 형식과 본질을 전태일에 비교해보자면 본질은 노동자들의 X같은 현실이었고 전태일이 시도했던 수많은 소통 즉 형식적 방법들은 편지도써보고 노조도만들어보려고하고 (심지어 노조만드는 행위는 합법적 행위로 받아들이지도 않았음) 하는 방법을 쓰다가 그런 형식으로는 소통이 불가능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방법이 바로 분신자살임 그제서야 사람들은 전태일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했지 (이해했다 라는 표현은 들리게됬다 라는 표현과 동일하다고 생각함) 자 그럼 여기서 형식이 중요한가 본질이 중요한가 형식이 중요한가 본질이 중요한가? 어느쪽이 전태일이 의도했던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인가? 하는 질문에대한 답은 명확함. 노동자들의 열약한 현실이 본질적인 문제로 첫번째이고 그 다음은 합법적인 형식으로도 알아먹는 세상을 만드는게 두번째 여기서 전태일의 위대한 희생정신을 첫번째로 보면... 그건 그거대로 위대한 행위이지만 당사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지.

이기론 생각난다

ㄴ 이기? 님..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