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아이덴타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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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0-14 20:32:46 KST | 조회 | 1,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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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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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직접해보겠다고 벼르기만 하다가 겨우 결말을 보았다. 두 가지 모두.
좋은 게임이었고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래픽은 가히 환상적이다. 서부 시대와 스팀 펑크, 판타지, 중동계열 문화권을 다 섞은 뭐라 형용하기 힘든 느낌인데 이리도 조화롭다니. 다만 흠이라면 주인공 '키드'를 제외하면 적병들의 애니메이션이 엄청 날림이라는 것. 쫄마다 씬을 한 2장씩 배분한 것 같다. 때문에 적들의 모션이 아니라 효과음을 듣고 패링을 해야만 했다.
사운드. 만점. BGM과 보컬곡 모두 좋았다. 로건 커닝햄의 묵직한 나레이션 또한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엔딩을 모두 다 보고 살짝 남은 찝찝한 점은 나레이션의 대사. 성우의 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직설적으로 말해도 멋있었을텐데 너무 빙빙 돌려서 완곡하게 말한다. 특히 럭스의 나레이션이 스토리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워낙 빙빙 돌려서 말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정리해놓은 글을 보지 않았다면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힘들다. 본인도 나무 위키에서 미리 내용을 한 번 숙지하지 않았다면 쫓아가기 힘들었을거다.
위트 넘치는 캐릭터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이건 개인 관점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분이고.
게임플레이에 대해서.
초반에는 제법 도전 정신을 자극한다. 최대 체력치도 낮고, 무기들 레벨도 고만고만하고. 적병들도 충분히 대처할만하고.
하지만 1회차가 끝나고 모든 무기들을 만렙 찍고 쓸만한 술을 장착하고 나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필살기 개념으로 비밀스러운 기술이라는 걸 따로 장착할 수 있는데 이 기술 중에서 버려지는 물건도 너무 많다.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 비밀스러운 기술은 우상으로 난이도를 올리면 먹히는 적이 아무도 없고 우상없이 게임하면 그냥 평범하게 싸우는 게 더 편하다. 술로 검은약 최대수치를 올려서 한번 들를 때마다 다섯 번까지 쓸 수 있는데 그렇게 아껴서 쓸만큼 위력이 엄청난 기술은 많지 않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쓸 수 있게 해주는 마나 게이지 형식으로 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이것저것 골고루 장착 시켜서 마우스 횔이나 숫자키로 원하는 걸 고를 수 있게 해주거나.
그리고 우상을 켰을 때의 난이도가 상승이 너무 가혹해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제한이 대폭 제한된다. 근거리 무기 중에서는 창잡이의 장창이 겨우 쓸만하고 주력으로는 원거리로만 싸워야한다. 안 그러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차라리 액티브 스킬이라도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썼다면 자신만의 조합으로 싸울 수 있었을 텐데.
좋았던 점은 대다수 게임들이 근거리 무기는 주력으로, 원거리 무기는 보조로 설정해두는데 배스쳔은 그런 제약 없이 골고루 강하게 만들어서 본인이 선호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했다는 것, 그리고 무기들 디자인이 순수하게 마음에 들었다.
총평.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해도 게임 자체의 볼륨과 전투 밸런싱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지만 워낙 본인이 크게 즐겼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앞서서 다소 혹평을 하기는 했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충분히 재밌었고 무엇보다 이 게임을 통해서 겪은 체험은 아직도 마음 속에 여운이 남아 내게 창의적 영감을 주고 있다. 배스쳔은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차기작 Pyre도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중인데 이번에는 볼륨을 제법 크게 잡아줄 모양이다. 이젠 액션 게임이 아니라 비주얼 노블+rpg+축구라는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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