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28/2016102801800.html
그는 점잖은 노신사였다. 언론계에서 누구나 알 만한, 박정희 대통령과 가까웠던 원로 인사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무렵 그가 만나자고 했다. "꼭 할 이야기가 있으니 시간을 내주세요."
만나자마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며칠 밤을 고민했어요." 한숨부터 쉬었다. "박정희 대통령을 생각하면 박근혜 후보를 도와야겠지만, 나라를 위해서는 도저히… 그러니 전 의원이 나서주세요."
"그렇게 박정희 대통령과 막역하셨는데 무슨 이유로?"
"최태민 일가 때문이죠. 만일 박근혜 후보가 된다면 이 나라 대통령은 박근혜가 아닐 거요. 정윤회는 비서실장을, 최순실은 부속실장이 돼서 국정을 갖고 놀 것이 분명해요." 그때 이미 나는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깜짝 놀랐다.
정치인의 생활은 '어항 속 금붕어'처럼 환히 공개돼 있다. 그러나 정치인 박근혜의 생활은 철저히 미스터리였다. 검은 천으로 어항을 감싼다 해도 어항이라는 '감'은 잡힌다. 그러나 정치인 박근혜의 경우는 아예 '정전 상태(black out)'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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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캠프에서 이명박 캠프로 옮겼던 전여옥 씨의 기고. 아래 문단이 인상깊어서 가져옴.
이원종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라고 했다. 부모를 잃은 비극의 주인공이며 어린 처녀를 보쌈하듯 이용한 최씨 일가의 인질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그녀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그리고 65세이다. 내가 아는 대한민국의 65세 여성들은 그 어떤 남자보다도 용감했다. 독립적으로 삶을 개척했다. 동정을 구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