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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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1-01 21:51:57 KST | 조회 | 1,056 |
제목 |
미래 정밀 무기:더 멀리, 더 똑똑하게, 더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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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된 유도 무기'라는 개념은 영국 정부와 산업계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다. 정책입안자, 무기설계자, 예산책임자는 모두 무기의 성능과 가격, 개발 프로그램의 기술적 리스크를 조율하기 위해 분투해 왔다. 한편, 유도무기 설계와 제조에 있어 영국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일과 국산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 또한 고려해야만 했다.
영국의 무기 설계와 제조는 언제나 military-off-the-shelf(MOTS)/개량된 MOTS 솔루션으로 일단락됐다. 특히 미국 기성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혹은 유럽 대륙과 공동 연구를 하여 프로그램 비용을 억제하는 길을 택했다.
가장 최근의 무기인 MBDA 미티어 비가시거리교전 대공 미사일(BVRAAM)이 바로 유럽 대륙과의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예이다. 미티어 미사일은 범유럽 미사일 제조업체인 MBDA가 제안한 '클린 시트' 미티어를 개발하느냐, 혹은 레이시온이 AIM-120 개량형을 개발하느냐로 갈렸는데, 결국 영국 정부는 MBDA를 채택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영국 내에서 독립적으로 미사일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제조하는 능력'과 '영국의 정밀 타격 미사일 기술의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는 일이었고, 늦든 빠르든 영국은 완전히 국산인 클린 시트 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만 했다.
MBDA 스피어 프로그램은 이런 맥락에서 탄생했다.
MBDA 스피어 cap3 개발은 2010년 영국 정부가 MBDA와 3억 파운드 분량의 계약을 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국방부는 '100kg-급 공대지 타격 미사일'을 소유하길 원했는데, 요구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긴 사거리
2.주간, 야간, 그리고 모든 날씨 상황에서 사용 가능
3.적대적이고 복잡한 환경에서 높은 명중률
4.매우 적은 부수적 데미지
이러한 조건은 1999년의 코소보 작전에서 얻은 경험에 기반한다. 당시 영국은 지형 조건이 복잡한 환경에서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갑 장비를 대상으로 한 타격 능력이 현대전에서 매우 절실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영국의 SPEAR 미사일 프로그램은 총 5단계로 나뉜다. 그 중 cap1부터 cap3은 공-대-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인데, Cap1은 이미 유명해진 MBDA 브림스톤이고, cap2는 브림스톤 2다. 브림스톤은 고성능 듀얼 시커 헬파이어에 가까운 형태지만, 2는 헬파이어와 동급의 중량과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거리를 약 5배(32-40km)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영국 왕립 공군은 스피어 cap 3을 '세미-순항 미사일'이라 칭한다. 사거리는 최소 79마일(140km)가 나와야 하며, 브림스톤처럼 듀얼 시커(밀리미터 파 레이더와 레이저 지시기, 물론 GPS 유도도 포함)를 사용해 아주 높은 명중률과 탁월한 범용성, 그리고 넓은 타겟 셋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100kg의 중량을 넘어선 안된다.
처음 MBDA는 일반 순항미사일과 비슷하게 생긴 블럭형 미사일을 설계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그들의 디자인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최종안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됐다.
지상 유도형 글라이더 폭탄에서 볼 법한 날개와 원통형 섀시, 그리고 터보 젯을 갖춰 비교적 낮은 중량에서 사거리를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터보 젯 추진체는 프렛 앤 휘트니는 TJ-150을 사용한다.
사실 생김새는 순항미사일 혹은 기존의 공대지 미사일보다는 활강 폭탄을 더 닮았다. 실제로 미국이 개발 중인 SDB II가 이런 모양을 갖췄는데, 둘은 생김새뿐만 아니라 개발 목적도 비슷하다. 미군 역시 러시아나 중국의 더욱 사거리가 늘어나고 촘촘해지는 방공망을 제거하기 위해 중량과 구경은 작지만 사거리는 긴 형태의 정밀 타격체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SDB II는 활강 폭탄이지만 스피어 3은 부스터가 달린 미사일이라는 데 있다. 스피어 3이 훨씬 사거리가 길며, 더 다양한 형태의 적에 대응할 수 있다. 이건 당연하다. 영국 공군의 오펜시브 에셋은 질적으로는 극히 훌륭하지만, 미 공군에 비할 게 못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적의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는 미 공군은 활강 폭탄으로도 방공망을 간단히 무너뜨릴 수 있겠지만, 영국 공군은 교전 거리 바깥에서 다양한 적(대공 포대, 미사일 배터리, 기갑 장비)을 쏘아 죽일 수 있는 고성능 미사일이 필요하다.
영국 공군은 S2E2라는 네트워크 웨펀 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링크 연결과 센서 퓨전을 가미하여 공대지 미사일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방산업체 Qinetiq와 MBDA UK, 그리고 영국 국방과학 연구소의 합동 프로젝트인데...솔직히 김치 밀따쿠들은 네트워크 워페어 같은 거 안판다.
하여간 이것은 센티넬 정찰기의 지상 조기경보 레이더와 전투기의 합성개구레이더, 적외선, 열상 등등을 전부 다 종합하여 센서 퓨전을 하여 데이터링크 피드를 통해 미사일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되면 미사일의 타격능력이 '미사일의 로켓 연료가 닳는 그 순간까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므로 사거리가 약 140km 이상에 이르는 민첩한 아음속 세미 순항 미사일은 S-400같은 적 대공 포대가 아군 전투기를 인식하기도 전에 요격할 수 있고 중간 유도 과정에서 항로를 바꿔 적어도 제한적으로는 기동성도 확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공격용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이야~ 정말 개쩌네요. 그래서 이걸 지금 쓰고 있다구요?
물론 아니다. 센서 퓨전은 현대 공군 네트워크전 체계 중에서도 첨단의 극의 극을 달리는 기술이며 F-35 전투 소프트웨어 블록3i도 이거 때문에 개 욕을 처먹으며 전투기 프로그램 전체의 발목을 잡아 끌고 있다.
스피어3은 게다가 영국군에서 정말 오랜만에 펀더멘탈부터 완전히 새로 설계를 하는 신형 미사일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네트워크전 체계에 F-35에 미사일 통합하는 비용 타이푼에 통합하는 비용 기타 자질구레한 것 등등을 전부 다 포함하면 예산이 원화로는 1.5조원을 가볍게 상회한다는 무시무시한 결과가 도출된다.
결국 현재 국방부가 사업 타당성 정밀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좌초되기엔 너무 많이 진행되어 버렸지만.
MBDA는 스피어 cap3을 "5세대 전투기에 걸맞은 5세대 미사일"이라 홍보하고 있다. 미사일에 세대 구분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원래 입 터는 건 유럽 방산업체의 유구한 전통이고, 어쨌든 SDB II와 함께 스피어 계열은 미래 공군 지상 교전의 지도를 바꿔버릴 잠재력이 있다.
F-35 내부무장고에 총 8발 들어간다. 스피어 미사일은 무게가 약 98kg에 이를 전망이며 직경이 브림스톤(=헬파이어)과 똑같다. 미친듯
기본 공대공 무장을 한 상태로도 타이푼의 추가 파일런에 붙이면 총 18발의 미사일 장착 가능
그리고 2016년 7월에 첫 번째 기술 실증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출처:IHS Jane 디펜스 위클리 에임포인트 셀렉션 보고서(비구독자용 경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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