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말을 하면

이 "핼조선 현상"은 궁극적으로 무가치하지 않나 생각함

 

사회적이건 문화적이건 어떤 이슈가 나오면 그걸 핼조선 이라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음. 

 

그런데 그건 개별적으로 봐야 함. 핼조선이라 퉁치면 이 모든 문제가 전부 엮여 있다는 인상을 줌.

 

이 인상은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함. 왜냐하면 핼조선 자체가 "~핼조선 이니까 그렇지" 라는

 

원인파악도 안되고 마치 "어쩔 수 없다" 라는 생각을 심어줌. 이 생각은 전혀 생산적이지 않고 염세주의에 기반함.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이미 머리 속에서 핼조선 이라고 규정을 한 순간, 이미 문제 해결을 포기한 것이 되버림. 

 

이미 머리 속에서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한 사회 시스템적, 문화적,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생리적, 물리적, 

 

화학적, 철학적 이유를  핼조선이라고 못 밖아버리면, 이 문제를 분해하려는 의지를 포기한 것이라 사료됨.

 

이는 개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핼조선 생각의 염세주의가 근본으로 깔려 있어서 이라고 봄.

왜 염세주의가 국민들의 커먼센스가 됐을까요?

헬조선이라서 그렇습니다.

헬조선을 헬사회 헬문화 헬지리 헬정치 헬경제 헬생리 헬물리 헬화학 헬철학으로 언어분화시키자!

고용불안정, 낮은임금, 높은 자살율 등
단순히 '헬조선이니깐' 하면 포기한것으로 보일수 있지만

그와 반대로 많은 사회문제의 원인을 한단어로 훌륭하게 해학적으로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요?
개개인이 해결할려고 노력은 할수있지만 이미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이고
해결방법을 사회적으로 통합, 개선 방향을 찾아야하는데

취업률에 대해서 중동으로 나가세요, 출생률과 인구 감소에 대해서 동남아인을 들여옵시다 같은
멍청한 정책을 내놓고있는것은 개개인의 문제이전에 이제는 사회 전체적인 문제이죠.

대표적으로 xp에서 얼마전까지 밈으로 사용하던
(부정적인) 동양적 가치, 한의학, 기업문화 등
이랑 같은 선상에서 보이는데요.

예 저도 동의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네요. 확실히 모든걸 퉁쳐 해학적으로 잘 표현한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해학에 궁극적 가치가 있으려면, 원인을 퉁치면 안된다고 보고, 이것이 개선 방안을 찾기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거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뭐든 이름이 붙여져야 대응의 단초가 되는거임.
중2병 같은 용어도 그 이름이 붙기 전에는 대응할수가 없었음 왜냐면 이름이 없는건 실체가 없는거임

대통령이 꼭두각시라는걸 알아낸건 우리 모두에게 최순실이라는 석자로 이루어진 실체가 알려졌기 때문임
여기서 "아 역시 한국 노답이네요" 하고 패배주의 노선으로 갈지, 아니면 다른 노선을 탈지는 마주한 실체를 어떻게 대응할것이냐의 문제라고 봄. 저는 헬조선 담론이 패배주의에 다소 젖어있는건 확실하지만

사실 우리는 큰거한방에 광복했을때도 "우리힘으로 광복한것도 아닌데 이게뭐임.... 사실 우리 되게 별볼일 없는거 했던건 아닐까" 하는 패배주의에 엄청나게 빠졌었음 ㅎㅎ

디씨에서 알바 떼먹힌 돈 받아낸거나, 부당한 사장에게 어떤 법적 제제를 가하는 행위 또한 지금까지는 그냥 막연하게 "돈 받았군!", "사장을 엿먹였네!" 같은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이걸 뭐라고 함. 정의구현, 내지는 죽창을 꼽앗다고 이야기할거임. 이런 어떤 합법적 권력역전이 죽창이나 정의9현으로 실체가 생기면서, 긍정적으로 화자되는 것은 초법적인 패배주의(어짜피 사장은 위법을 해도 암것도 없는 내가 질거야)같은걸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함..

예 저도 규정한다는게 중요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핼조선이 문제의 실체를 규정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에 비판한 것이고요. 그런데 광복 직후 패배주의는 처음 들어서 되게 흥미롭네요. 저도 그리 생각했을거 같습니다. 러브크래프트 소설에서 돌아오는 주제인 알 수 없을 정도로 넓고 일말의 관심도 없는 우주 속의 먼지에 불과한 인간 이라는 것 처럼

저도 헬조선 담론 자체에는 방향성이나 정치적 동력이 없다는데 공감. 모호한 개념이라 많은 개인이나 집단이 입맛에 맞게 변용해서 쓰는 것만 봐도 그렇고 ex) 일베 : 헬조선 국민은 미개하다 넷염세주의자 : 파업때문에 출근도 못하네 역시 헬조선 메갈 : 남자들이 헬조선을 만들었다 안티페미니스트 : 페미니즘때문에 헬조선됐다

아 그런데 그럼 이 세부적인 개념이 되버린 죽창, 정의구현이 핼조선에서 직접적으로 나왔다 이뜻이신가요?

특히 헬조선+죽창 드립이 막 유행할때 즈음, 그 단어를 직접 사용하는 사람들이(디시) 광화문 시위를 비난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충격이였음ㅋㅋㅋㅋ

죽창, 정의구현 이런 것도 온라인 놀이문화라고 생각하네요. 현실에서도 큰 힘이 없는

저 개인적으로는 헬조선 현상이 거의 모든 면에서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데(이른바 인터넷 밈에 가깝다고 봄), 그 모호함과 광범위성 때문에 오히려 전문가 집단이나 정치인들이 의미를 부풀린다고 생각...생각해보면 중2병도 그랬죠. 그다지 심각할 거 없는 청소년들이면 누구나 거치는 자아 형성과정의 탈선일 뿐인데 마치 사회 부적응 현상인양 취급되기도 했고

1) 광복 직후의 무력감(패배주의)은 그 당시 문단이 특히나 많이 언급하던 거라고 들었음

2) 실제로 따지자면 죽창론은 헬조센론보다 먼저 나온 무언가임. 사실 저도 죽창론(능동)에서 헬조센론(수동)으로 패배주의가 섞여서 옮겨갔기에 좀 부정적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3) 헬조센론이 다루는 범위가 엄청 넓긴한데, 반대로 외국인이 "니 나라를 왜 헬조센이라 하냐"고 하면 거기서 "음..그건잘몰라..."까지는 적어도 아니라고 생각함. 포함되어있는 어떤 문제들을 제시할 수준의 담론정도는 되지 않음?

물론 현 정권이나 극히 악화된 반도의 고용의 질 등등에 대해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분노의 바로미터는 될 수 있겠지만 그걸 정밀한 잣대로 측정해보려는 시도는 안된다고 봄

포더윈터//님 말씀대로 이 분노의 촉발을 사회 운동의 어떤 원동력으로 삼아보고자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면서도)이상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예 무가치한 건 아닌 거겠죠 아직까지는 잘 되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그 전부터 있었잖아요? 다만 '헬조선 담론'이 이 부정적인 인식을 보편적으로 확대시켰다는데 의의가 있긴하네요. 확실히 헬조선 단어의 확산 전 보다 우리나라를 욕하고 비판하는게 자유로워졌고, 이는 다른 사회변화 운동의 단초가 될 수 있겠습니다. 간접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저도 동의

음 그러니까 저는...
1. 헬조센이 아예 문제를 희석하는 담론은 아니다 (아직까진 분해 가능하므로)
2. 엄청 투박하다는건 인정함...
3. 따라서 엄청 정밀한 스코프를 들이대는건... 이것이야말로 엄청 무가치한 일인듯 이건 동의함

한국형ㅡ파시즘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좀 우려해야 하는 현상일지도

ㄴ제가 제일 걱정하는 거

좋아요 그 문제는 아주 공감합니다. 그러니 이 게시판에 존재하는 가장 급진적인 파시스트의 목을 떨구는 것으로 그 문제의 발전 가능성을 제거하도록 하죠. 도와주시겠습니까?

잠깐 저는 전통적 파시스트인데요

전통과 급진은 목 하나 차이

괜찮습니다. 원래 부대찌개에는 소세지를 넣던 스팸을 넣던 가공육을 넣으면 되는거니까요.

음 가공육으로 표현되니까 뭔가 불편합니다. 님의 주장대로라면 제가 새로운 지평선을 여는... 아니 조선반도를 나락에 떨어뜨리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좋은 파시스트는 죽은 파시스트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