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콩하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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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2-11 02:48:12 KST | 조회 | 487 |
제목 |
[스포]판도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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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분들은 애사심과 애국심으로 청렴하고 투명하게 열심히 일해주시기 바랍니다.*
두서없이 쓴 글입니다.
먼저, 전 재난영화 별로 안좋아합니다.
첫째는 사람을 일부러 죽이는 연출이 많아서입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 자체가 슬프긴 한데,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민간인이 죽는것만큼 슬픈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난영화는 연출목적으로 사람을 소모적으로 죽인다고 생각해요. 작위적인 느낌을 주고, 기분 나쁩니다.
둘째는 특정 기관, 단체가 망가져서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소방관, 경찰관, 기타 주요 기반 시설 담당자 분들을 무능하게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분들의 막중한 업무적 책임감을 모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 때문에 재난 영화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서 재난영화도 별로 안봤습니다. 국내 영화만 치면 해운대, 타워 정도밖에 없네요. 몇개 없는 이 영화들도 거북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이번에 본 판도라도, 거부감을 가진 상태로 관람했습니다.
판도라는 해운대나 타워보다는 가족적인 장면이 부족합니다. 억지로 넣긴 해야겠다 싶어서 넣은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에요. 대신 가족적인 거보다 원전폭발사태라는 재난과 그 사이에 무능하게 아무것도 못하는 기관들을 더 비춰줍니다. 마지막 타이틀에도 원전 추가건설계획에 대해서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합니다. 좋습니다.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서 잘 느꼈습니다.
전 근데 현재 상황에 대해서 미디어매체에서 언급하려면 모두의 입장을 보여주고 나서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판도라는 원전을 되게 단편적으로 표현했어요. 거대하고, 불안정하고, 위험하고, 통제불능한 모습만 나왔습니다.
국내 전력수급의 31.5%의 비중을 원자력발전이 담당합니다. 여기서 파리 기후 협정으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화력발전보다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더 높여야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사정같은거 하나도 안나옴.
그러니까, 원전의 필요성을 배우들 대사 몇개로 퉁치지 말고 좀 보여줘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 중지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다던가 하는거.. '원전은 편리하고 꼭 필요한 존재지만 그만큼 위험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 라는 느낌을 줘야 재난영화지, '원전 졸라 위험함!! 이거보셈 원전 터지면 개막장될거임 ㄷㄷㄷ' 이니까 그냥 블록버스터 영화임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타워와 비슷합니다. 뭔가 터트려서 사태의 해결을 보는데, 터트릴 담당자가 폭발물 근처에 있어서 한사람은 무조건 같이 죽어야 하는 상황. 타워에서는 주변 동료들은 대장의 희생 덕에 살아남지만 기폭자인 대장은 안에서 죽고 맙니다. 판도라도 비슷하게 주인공인 기폭자가 죽게 됩니다.
다른 점이라면, 주변 동료들도 얼마 못살고 이후 피폭때문에 다 죽습니다. 영화 중 최고로 무서웠던 장면.
솔직히 저는 영화를 보고 슬프다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위 감정들을 압도하는 강한 감정이 하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도 곧있으면 원전 근처에서 일하게 된다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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