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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아로로니
작성일 2016-12-26 23:07:23 KST 조회 796
제목
판갤 릴레이소설 역대 트롤링과 슈퍼세이브

1. 일뽕 가득한 역갤 문학으로 씀 (미애노, 판팀대 1차 4조 - <비욘드 어쓰>)

 

[짱깨를 섬기고 짱깨의 문화를 따라하던 씹선비의 기운이 폰 밖으로 튀어나와 나한테까지 튀기기 시작했다. 아가리에서는 요료법이라고 사발에 지 오줌을 받아마시고 어혈 뚫는다며 똥으로 담근 술을 퍼마시고 거나해하며 똥오줌내를 풍기고 신체발부 수지부모의 정신으로 머리도 안감고 씻지도 않고 때와 손발톱을 고이 모아 주머니에 담아놓던 선비새끼들의 악취다. 

 

선비정신의 적나라한 진실이 이러한데 인터넷에서 한국적 소재란 무엇인가와 한국적 판타지, 한국적 라노베를 운운하는 자들은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는걸까? 그 환상이란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한국편에 조금 나온 그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선비정신이라 하면 목숨이 달아나더라도 윗사람에게 직언을 하고 사약을 받더라도 담담히 받고 최후까지 직언을 아끼지 않는 그런 정신을 말하는 것이리라. 딱 잘라 말해서 센징의 헛소리이며 착각이다.] 

 

1. 앞주자의 일뽕 역갤문학에 맞선 뒷주자들이 차례로 조선 국뽕문학 / 아메리카 미뽕 문학으로 맞받아친 뒤 인류 대통합 스토리로 마무리함.  

 (트퀄, 김첨G. 판팀대 1차 4조 - <비욘드 어쓰>)

 

 [이보시게 일본인 군. 쓰러진 그에게로 천천히 다가가던 선비탈이 운을 뗐다.

 

 “자네는 수메르 문명이 고대 한민족의 지파 가운데 하나인 수밀이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에, 에에──?”

  “자네들이나 중국인들이 쓰는 한자는 또 어떤가. 한자는 창힐이 만든 글자고, 창힐의 근본은 동이족일세. 헌데 동이족은 한민족이니, 한자의 기원 또한 한민족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뭐, 뭔 소리야……!”

  “인류의 기원은 바이칼호였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발전해 온 정통은 한민족이지. 그러니 나머지 인종들은 전부 한민족에서 나온 지파라는 소리일세.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미개한 칭챙총에게 밝힐 이름 따윈 없습니다. 그저, 아메리카 합중국의 보안관이라 해두지요." 

  "미국이라고? 네녀석들도 이런 학살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냐! 이 곳의 어린 학생들 누구에게도 잘못도 없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철수와 영희는 그 남자에게 풍겨져 나오는 위압감을 느꼈다. 선비탈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모든 감각이 이 자로부터 도망쳐라, 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비탈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켜야할 사람들이 있었다. 

 

 "만약 그러하다면 나, 선비탈의 이름을 걸고서 네 코쟁이놈을 결코 용서치 않을것이다!"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미합중국을 거스른게 죄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지금이라면 자비로운 미합중국의 일원으로 받아줄 수도 있습니다만? 너네 둘도 말이지."]

 

 

 

 [“모든 생존자들은 들어라!” 

   

 선비탈이 눈물을 흘리며 귀가 울리도록 우렁차게 소리쳤다. 모두가 멈춰 서서 그런 그를 바라보았다. 모나코 박도, 이순신도. 

     

 “우리는 꼭 이 광활한 우주에서 살아남아서, 지구로 돌아간다!” 

 “우리라면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린 이 세계에서 누구보다 끈질기고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한민족... 아니,"

 

  선비탈이 저멀리, 어딘가 있을 푸른별이 있을 방향을 쳐다보며 크게 외쳤다. 모든 것을 새롭게 깨우치게 해준, 그녀에게도 이 목소리가 닿길, 그렇게 바래보면서.

     

  "인류이니까!”] 

 


4. 가족 드라마를 한편만에 급전개로 판타지 잔혹극으로 바꿔버림 (김정현, 판팀대 1차 3조 - <메르헨 신드롬>)

 

[그렇게 바쁘고 반복적이고 우울한 삶을 보내던 어느 날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엄마 옷을 입은 트롤이 아빠 옷을 입은 골렘이 여동생 옷을 입은 엔트가 있다. 엄마 옷을 입은 트롤이 말한다. 

 

 "정현이 어서 와~ 다들 현실이 너무 싫어서 이렇게 되어버렸어. 놀라지 마~" 

 

 트롤과 골렘과 엔트가 된 정현의 가족은 진심으로 행복해보인다.]   

 

 2. 판타지 잔혹극으로 바뀌어버린 가족 드라마에 중2 감성을 첨가해 왕도 판타지 테크로 바꿔버림. (람다, 판팀대 1차 3조 - <메르헨 신드롬>)

 

 [ “환상 인자 농도 0.8……. 대단하네. 확실히 가족 세 명이 동시에 환수화(幻獸化)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치야.”

  

  제복의 여자가 왼손에 쥔 기계의 화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악에 받쳐서 소리쳤다.

 

 “이 새끼가,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엄마? ‘이게’ 네 엄마였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신기하네.”

 “닥치고 지금 당장 저 밧줄 풀어!”

 “그건 안 돼. 이건 이미 네 엄마가 아닌걸. 내 옆에 포박당한 건 환수계통 식별번호 54번, ‘트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야.”

 

 (...)

 

 “이딴 현실……."

 

 엄마의 몸이 끓어오르는 정도가 서서히 느려진다. 재생력이 소실된다. 그 뒤는 죽음. 돌이킬 수 없는, 엄마의 진짜 죽음. 내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딴 현실은 필요 없어!”

 

 내 안에서 무언가가 끊어졌다. 내 몸을 묶고 있던 힘을 강제로 뜯어낸다. 시야가 온통 새빨갛게 변했다. 엄마를 찢어내고 있던 마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입을 벌리고서 나를 쳐다봤다. 무언가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흉악함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아아, 이해했다. 이것이 바로 환수화……메르헨 신드롬인가.

 

 “말도 안 돼. 설마 이 타이밍에 메르헨 신드롬이…….”

 

나는 마녀를 향해 걸어갔다. 경악에 찬 마녀가 공간을 도약해 나에게서 도망친다. 그런 건 안 통해. 내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마녀는 다시 내 앞에 나타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얗게 질린 채로 나를 올려다보던 마녀가 아까의 말을 이었다.

 

“환수계통 식별번호 99, ‘마왕’……!”]

 

 

7. 주제와 상관없이 갑자기 <닌자 슬레이어>를 표절/삽입함 (니베아, 판팀대 1차 20조 - <망상>)

 

[침묵 속에서 황장미의 몸에 박혀있던 탄환들이 떨어지며 튕겨나는 소리만이 가득하다. 놀랍게도 완전히 피범벅이 되어버린 그는 조금의 피해도 입지 않은 상태! 그야말로 타츠진의 경지!

 

“죄송합니다아아아!”

 

스시 하나 먹을 시간만에 혼자남게 되어버린 보스는 바로 땅에 머리를 박고 도게자했다. 황장미는 보스를 무시하고 말없이 걸어가 놈들이 가져온 가방을 확인했다. 안에 든 것은 반연시의 안구가 아닌 한 여자의 신상정보였다. 내용을 확인해보니 그럭저럭 제대로 된 정보인 것 같았다.

 

“정말이지 이번 거래는 손해가 너무 크단 말이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하, 하이!”

 

피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부하들과는 달리 보스는 실금하여 소변으로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보던 황장미는 보스의 머리를 짓밟고 팔다리에 남은 탄환을 전부 쏟아부었다.

 

“아이에에에에에!”

“하이쿠를 읊어라.”

 

가방을 가지고 떠나는 황장미의 뒤로 무엇인가가 떨어져 피와 소변에 절여진 보스의 눈앞까지 굴러왔다. 그것은 수류탄! 그것을 보고야 만 보스는 눈을 치켜뜬채 폭발사산! 붓다의 이름을 욀 시간조차 주지 않는 실로 데빌같은 카이샤쿠!] 

 


 5. 새로이 영입한 용병을 중심으로 팀원들이 일치 단결하여 스토리를 조정, <닌자 슬레이어> 파트를 분열증을 가진 주인공의 망상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냄 (Rogia, 아크로, 서담, 판팀대 1차 20조 - <망상>)

 

 [황장미는 네오 사이타마의 외곽을 타카의 눈으로 돌파했다.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반연시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는 브로커와의 만남을 황장미는 맢포의 트랩이라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야쿠자 클랜을 무너뜨리자 제 발로 찾아온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분명 황장미는 눌러 쓴 모자 속에 있는 묵제 단검으로 카이샤쿠도 없이 캎푸쿠하여 진한 고통속에서 죽어갈게 분명했다. 

 슬슬 약속의 장소다. 황장미라면 다방에 가서 쌍화탕의 계란노른자도 으깨먹을 오야붕이었지만 그런 건 그녀를 위해서라면 잠시 감출 수 있으리라 다짐하며 사자후로 단숨에 가루가 되어버릴 듯한 유리문을 당겼다. 순간 황장미가 즐겨온 숱한 피의 냄새를 맡은 수많은 지무인들이 벽을 이루고 있던 유리를 온몸으로 깨트리며 카페를 뛰쳐나갔다.

 

 종업원까지 두려움에 떨며 빠져나간 복마전의 판데모니엄.

 그 중심에 소녀가 앉아있었다.

 

 "네 년이 반연시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던 브로커더냐?"

 

 코트 안주머니에서 챠카건을 꺼낸 황장미는 툭 치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이 연약해보이는 소녀의 마빡에 총구를 들이밀었다. 시덥잖은 야쿠자 놈들에게 불을 뿜은지 얼마 되지 않아 빨갛게 물들어 있는 모습에 실금하며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으련만 소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흙탕물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이대로 쏴서 도륙을 내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인 황장미의 검지가 움직이다 멈췄다. 반연시. 그녀의 모습이 순간 눈앞에 아른거렸다. 게다가 눈앞의 소녀는 어딘가 반연시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었다. 마음을 결정한 황장미는 통한의 실수를 다시한번 되새기며 총을 코트속으로 되돌렸다.

 

 "재미없어."

 

 그러자 사나이의 맹세를 곱씹으며 한 수 접고 들어간 황장미에게 소녀는 도발하는 듯한 말을 툭 던지는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황장미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 싫은 기색하나 없이 대하기로 결정한 이상 썩은 미소를 지을 수는 없었다. 마음을 다스리는 겸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의자를 가져와 소녀와 마주보고 앉았다.

 

 (...)

 

 소녀는 없었다.

 난장판이 된 카페에 홀로 앉아있었다.

 

 “이게 정말로 네가 원했던 현실이야?.”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감촉이 느껴졌다. 머리카락이 나의 목덜미를 간지럽게 했다.

 

 “동일범도 아니고, 모방범도 아니고, 망령의 짓도 아니라면.”

 

 힘없이 늘어진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 하나가 울고 있었다.

 

 “답은 없어.”

 

 정신을 차렸을 땐 숨이 가파왔다. 비명소리. 잠겨있는 문. 난간에 걸쳐있는 화분 밑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자 형광등이 켜져있었다.

 길게 늘어선 복도를 타고 단숨에 거실까지 달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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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아로로니 (2016-12-26 23:07:5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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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협 소설을 페도 야설로 바꿔버림 (청포도!, 판팀대 2차 11조 - <반생기>)

[“문주를 뵙습니다.”
“어서 오시게 문사부.”

이걸로 두 번째인가. 나는 가볍게 문주에게 예를 갖췄다. 나를 왜 부른것일까.

“일단 앉게. 이야기가 길어질 듯하니.”

오는 길에 ‘요즘 딸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이오!’라고 말하리라 대충 예상했지만 꼴좋게 빗나갔다. 그냥 그저그런 만남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나는 살짝 긴장했다. 옆을 슬쩍 보니 심씨 남매도 나와 다를바 없어 보였다.

“마음 같아선 차라도 대접하고 싶네만, 상황이 조금 바쁘게 돌아가는지라 본론만 말하겠네.”

본론이라. 무엇일까. 과연 신분 설정상으론 싸움을 못하고 글이나 읽는 선생을 어따 쓰려고 부른걸까. 마치 대업을 이룬 영웅처럼 말이다. 진짜 왜 불렀지?

“왜 호광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삭제한 거지?”

뭐라고? 아냐. 잘못 들은게 분명하다.

“왜 어린 여자아이만을 살려놔서 범했나!”

난 그런짓 안했어! 어라,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거기에, 몸도 움직이지 않아. 도대체 무슨?

“히익 페도!”
“히익 페도!”

내 양옆에 앉은 두 남녀가 일어나 내게 말한다. 아냐. 난 페도가 아냐. 그저 5살 때 이후로 제대로 여자를 만난적이 없어서 그렇단 말이다.

“히익 페도!”
“히익 페도!”

아니다. 나는 5살때의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잊지 못한 것이지 호, 뭐더라. 거기서 그런건 그냥 추억을 살리고 싶어서 그런것 뿐이야.

“한강물 뜨겁다 이새끼야아아!”]


4. 페도 야설이 되어버린 무협 소설을 '음욕의 저주'에 사로잡힌 주인공이 겪는 다차원 회귀물로 만들어 수습함 (노답돼지, 판팀대 2차 11조 - <반생기>)

P.S 이건 진짜 다시봐도 미쳤음



[두 번째 인생은 곧이어 끝이 났다. 마법사와 함께 요정을 겁탈하고,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가까운 마을까지 아랫도리를 흔들며 달려 나갔다. 마을 처녀들을 겁탈하는 도중, 이미 겁간 당했던 다른 처녀가 등 뒤에서 찌른 단도에 난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았다. 그래, 다들 그렇게 가는 거지.

*

그 두 번째 생에서, 마법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자네는 이번 생이라는 유예 기간을 받았고 그 기간 내에 전생의 일들을 씻지 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지겠지.”


난 전생의 업보였던 무영사신으로서의 악독한 죄들을 씻어내기는커녕, 요정과 마을 처녀들을 겁탈해버렸다. 유예 기간은 무의미했다. 나는 지옥으로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지옥이란 게 꼭 용암이 팔팔 끓거나, 죄수들이 그 용암에서 고통으로 가득 찬 비명을 지르거나, 악마들이 그런 죄수들의 동공을 삼지창으로 무자비하게 찔러대는 장소는 아니다.
어쩌면 지옥은 우리가 사는 그 모습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 인생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

세 번째 생.

난 스물한 살, 갈색머리를 귀엽게 땋은 내 활발한 앵무새는 이제 열두 살. 장소는 어느 해안가의 어두컴컴한 동굴. 야수처럼 거칠고 탄탄한 육체를 가진 난 상의를 벗어 던진다. 내 어린 연인의 물결치는 갈색 머리카락에서는 짭조름한 바다냄새가 난다. 푸른색 플레어 원피스 너머 어슴푸레하게 비치는 등뼈. 그 등뼈가 물결처럼 조금씩 오르락 거린다. 난 한 손으로 갈색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다. 내 어린 연인의 피부는 꿀물처럼 달콤하고, 조금은 공허해진 눈동자가 향하는 시선은 허공에 떠있다. 치마 사이로 들어간 오른팔이 내 연인의 작은 허벅지에 사이에 끼어서 끊임없이 들썩거리고 있다. 내 연인의 눈동자가 캄캄해진다. 어느새 이응-자 모양으로 살짝 벌려진 그 작은 입술에서 간헐적인 숨소리가 가빠온다. 작은 손으로 내 지퍼를 내리던 그 귀여운 앵무새는 갑자기 내게 입술을 부벼왔다. 나무껍질처럼 메마른 입술 너머로 어슴프레한 향이 났다. 서로의 혀를 뒤섞는 순간에 난 바다를 쳐다보고 있었다. 태양이 닻을 내린 저녁 석양 바다는 서서히 저물어간다. 우리의 섹스가 한창이던 도중에, 내 앵무새는 들뜬 목소리로 ‘아이리’ 라는 이름을 한 순간 중얼거렸다. 그게 과연 누구의 이름이었을지는, 글쎄. 우리 인생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알 수 없는 것들이 사막의 모래알갱이처럼 많은 법이다. 관계가 끝나고 옷을 주섬주섬 입은 갈색 머리카락의 내 연인은 두 팔을 들어 올리더니 날 끌어안았다. 나도 그 애의 등뼈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 또한 그렇게 긴 인생은 아니었다. 며칠이 지나고, 우리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아차린 그 애의 아버지가 날 권총으로 쏴버렸다. 내 연인의 방에서 서로의 몸을 쓰다듬고 있을 때였다. 그래, 다들 그렇게 가는 법이다.


네 번째 인생, 내 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켓 스트리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작은 빵집의 오너이자 파티셰였다. 그 무렵, 프랜차이즈라는 개념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 예능과 정치는 물론이고 심지어 섹스까지도 그랬다. 빵집도 그 유행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주거지구와 상업지구를 잇는 대로의 한가운데 유명 브랜드의 제과점이 당당히 들어서자, 빵집 매출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이제 단골들 말고는 아무도 가게를 찾아오지 않았다. 단골들은 오래간 입안에 잔상처럼 남게 된 우리 빵집의 옛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계피향이 듬뿍 들어간 호두파이, 단맛이 유난히 강하던 크루아상, 딱딱하지만은 않던 바게트와, 점심으로 싸게 진열하던 소고기 샌드위치, 아니면 애들이나 노인이나 다 같이 좋아하는 캔디들, 바닐라맛과 민트맛, 캔디를 씹으면 그 안에 들어있던 달콤한 시럽들, 그리고 초콜릿도 잘 팔렸다. 가난한 유년을 보냈던 어른들은 이빨이 새까매질 때까지 킨더 초콜릿을 빨아먹곤 했다.

소피아를 고용하는 것도 가게의 매상을 올리기 위한 아버지의 수단 중 하나였다. 동양인이던 그녀, 가무잡잡해 보이는 피부도 우리는 알지 못할 동양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을 것처럼 매력적이던 그녀. 소피아가 에이프런을 입고 가게 앞에서 빵을 진열할 때면 새 손님이 꼭 하나 둘씩은 늘어났다. 여자들은 허리를 숙이고 빵을 진열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는, 바게트 빵을 들고 거리를 걷는 자신도 그리 매력적일 것이란 망상을 하며 빵을 사갔다. 남자들은 대체로 ‘미녀가 진열하는 빵은 무조건 맛있다’라는 진리에 의거해 빵을 사갔다. 그랬다. 여자든 빵이든 겉보기가 좋은 게 먹기도 좋다는 건 분명한 진리였다.

내가 열 다섯 살 일 때 소피아는 열아홉 살. 어느 날 우리가 카운터 뒤에 있을 때, 그녀는 내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거기에 얼굴을 묻었다. “어때, 쉬 마렵진 않니?” 내 어린 육체는 강한 자극을 견뎌내지 못했다. 난 금방 사정하고 말았다. 내가 스물한 살이 되던 때에, 우리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내 어린 육체는 강한 자극을 견뎌내지 못했다. 난 금방 사정하고 말았다. 내가 스물한 살이 되던 때에, 우리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처음 몇 년간은 행복했다. 장사는 잘 안되지만 단골은 여전한 빵집을 둘이서 운영해갔다. 그러나 사랑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뒤늦게 그녀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가슴이 너무 작았고, 피부도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았다. 몸매가 그렇게 좋지만도 않았다. 난 다시 새로운 육체를 찾아 수십 년을 헤맸다. 싸구려 창녀들과도 여러 밤을 보내고, 생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계집애들을 돈으로 사기도 했다. 소피아는 어느새 내 곁을 떠나갔으며, 나는 어쩌면 내게 마지막으로 주어졌을지도 모르는 갱생의 계기를 그렇게 놓쳐버리고 말았다. 말년은 비참했다. 난 일흔 다섯의 나이로 어느 상록수 공원의 벤치에서 심장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래, 다들 그렇게 가는 법이란다.

*

네 번째 인생을 겪으며, 어쩌면 내 지나친 성욕이 축복 아닌 천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인생에서, 무영사신이라 불리며 여아들을 겁간했던 일은 즐거웠다. 두 번째 인생에서 요정과 마을 처녀들을 겁탈했던 것도 좋았다. 세 번째 인생에서 내 작은 연인과 짧지만 농후한 체위들을 나누었던 건 감미로웠다. 그러나 네 번째 인생, 이제 육체적인 사랑이 시들어버린 과일처럼 푸석해지고 단맛을 잃어버린 순간에도, 내 무한한 성욕은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난 내가 떨어지게 된 지옥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건 영원히 계속되는 새로운 삶과, 이제 섹스에 지쳐버린 나, 그러나 삶이 바뀌어도 끝없이 지속되는 이상성욕, 그로 인해 영원히 망가진 삶을 살게 되어버릴 나 자신의 자화상이었다.

*

다섯 번째 인생에서 전 아직 어린 소녀였어요. 날 사랑하던 엄마가 보는 앞에서, 난 새아버지와 침대에서 여러 차례 뒹굴었지요. 우릴 바라보던 엄마의 그 끔찍한 눈빛, 그래요, 다들 그렇게 가버리고는 만데요.

*

여섯 번째에서 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도 타인과의 섹스를 계속해서 즐겼다. 일부러 술 취한 남자들의 뒷골목을 돌아다녔고, 그들의 망설여하는 손목을 모텔까지 이끌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되었냐고? 나중 같은 건 없다. 이후의 일 같은 건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그 인생에 잔존한 무의미하고 짐승 같은 섹스만이, 거듭되는 환생 속에서 아릿하게 남았을 뿐이다.

나는 침대 위에서 모르는 남자들의 성기를 받아들이며 계속해서 가버리곤 했다. 그래, 그렇게 가버리든 아니면 아예 가버리고 말든. 어쨌든 내 인생은 가버림의 연속이었다.

*

일곱 번째 생, 여덟 번째 생, 아홉 번째, 열, 열하나.


*

열두 번째 생에서 난 아직 어린 열일곱 소년이었고, 기억이 시작되는 그 순간에는 어두컴컴한 감옥에 있었다. 감옥 안에는 무슨 영문인지 벌거벗겨진 소녀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었다. 난 어떻게든 끓어오르는 성욕을 참아내려 노력했다.

난 어느새 오점으로 흐려진 나의 반생기(斑生記)를 끝내야만 할 때가 되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이 짓을 그만둬야했다. 내게는 젊은 육체와, 무영사신을 포함한 여러 인생들의 지식과, 미치기 일보 직전의 마지막 기회만이 남아있었다.

열한 번째 인생에서 내가 죽는 그 순간에 거듭 다짐했던 목표를 떠올렸다.

완전한 무욕으로의 갱생(更生).

그것만이 이제 내게는 최초이자 최후의 목적이었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아이콘 아로로니 (2016-12-26 23:08:2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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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알았는데 글을 너무 길게 쓰면 502 bad gate가 뜨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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