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아렌델 주변 국가의 정보당국이라고 생각해 보아라. 아렌델에 위치한 고정간첩들의 혼란스러운 보고들이 계속 들어온다. 공작원들은 전부 공황 상태에 빠진 듯 하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방도가 없다. 퍼즐을 점점 맞추면서 당신은 세가지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첫째. 아렌델의 새 여왕은 날씨를 조종하고 세상을 얼려버릴 수 있다. 이 능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으나 상당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둘째. 아렌델의 새 여왕은 웨슬턴 공국의 공작을 강제추방 시켰으며 모든 외교관계를 단절하였다. 또한 서머셋 아일의 왕자를 강제추방 시켰다. 셋째. 아렌델의 새 여왕은 감정적으로 불안정하다.
이 세가지 정보는 세상 그 어디의 정보요원이라도 공포에 빠뜨릴 만하다. 서머셋 아일 왕국은 그날 밤 비상회의가 열렸을 것이다. 국왕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있다. 수상은 아렌델을 침공해야 한다고 소리지르고 있다. 제 1 해군대신은 그것은 공포에 질린 노인의 아무 의미 없는 절규임을 안다. 그는 머리 속으로 계산한다. 보급로가 얼어버린 겨울에 한 병사가 얼마나 행군할 수 있는지. 보급 없이 한 마리의 말은 며칠동안 버틸 수 있는지. 의미 없는 계산이다. 힘의 균형은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무너졌다. 아렌델은 모든 카드를 들고 있다. 웨셀턴이건 서머셋이건 그 누구도 아렌델에 맞설 수 없다. 아무리 많은 함포가 있더라도, 아무리 용맹한 해병들이 싸우더라도, 아렌델의 해안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모두 얼어버릴 것이다.
미래는 어떤가? 주변국가들은 전부 공포의 빠진다. 웨셀턴은 고립된다. 아무도 아렌델의 얼음 여신이 싫어하는 나라와 교류할 배짱이 없다. 웨셀턴은 무역이 절멸한다. 수십만 인민들은 거리에서 굶어 죽는다. 정부는 무너지고 극단주의자들로 교체된다. 서머셋 아일은 계속되는 무역 적자에 시달린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겨울의 마녀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안된다. 그리고 어떻게든 힘의 균형을 최소한이나마나 되찾기 위한 정책을 취한다. 보편 징병제도가 실시된다. 수백척의 군함이 생성된다. 나라의 부의 절반은 군대로 간다. 백성의 생활은 궁핍해지고 더이상 아무도 웃지 않는다. 그러나 다들 알고 있다. 어떻게든 생존해야 한다고. 마녀가 오는 심판의 날이 닥치면 전 세상을 구원할 나라는 서머셋 왕국밖에 없다고. 그리고 서머셋 조국수호비상위원회는 이 사실을 계속 시민들에게 주입시킨다.
아렌델의 여왕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 세상에서 오는 모든 대사들은 최고의 아첨꾼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타국 인민의 피와 땀으로 부유해진 아렌델과 얼음의 여신은 매일을 춤과 노래로 보낸다. 아렌델의 관료들은 안일해지고 나태해진다. 사상 최고의 황금기이다. 전함들은 항만에서 썩으며 함포는 무기고에서 녹슨다.
그리고, 이십오년 뒤, 엘사 1세는 어느 웨셀턴 극렬분파의 자폭공격으로 사망한다.
웨셀턴 사회주의 공화국의 극단주의자들은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왔다. 헐벗고 굶주린 노동 대중들은 아렌델으로 돌격한다. 서머셋 왕국 또한 국민총동원령을 내린다. 새로운 세상의 질서가 다시 한번 무너진다. 아렌델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서머셋의 군함은 세상을 지배한다. 인민유격전술과 사상적 단결로 무장한 웨셀턴의 인민들과 혁명지도위원회는 서머셋 왕국과의 새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세상은 냉전으로 인해 다시 한번 얼어붙는다. 얼음의 여왕이 아렌델을 얼려버린지 근 이십오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