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Bless America(2012) 리뷰

실은 몇 년 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God Bless America의 스토리와 액션은 그저 값싼 쾌감을 줄 뿐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포르노그래피인 셈이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 프랭크의 고뇌와 퇴폐하고 가치 없는 세상에 대한 반란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프랭크가 마지막 장면에서 끝내 인정했듯이, 여주 록시는 정말 예뻤다.

 

그런데 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까? God Bless America는 실은 두 광인들의 살인 행각을 보여주는 영화다. 프랭크와 록시 퇴폐한 부자들과 장애인을 비웃는 TV 스타들, 그리고 기타 매너가 없거나 사람답게 행동하지 못하는 이들을 쏴 죽인다. 이 장면들은 잔혹하고, 폭력적이다. 그리고 이 폭력은 매우 일방적이다. 아무도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관객을 이를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웃는다. 주차 공간을 두 개씩이나 차지하고 주차하는 인간들과, 영화관에서 떠드는 인간들은 모두 죽어 마땅하지 않는가? 프랭크가 여러분 대신 이들을 쏴 죽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이 영화의 가장 큰 위선이 나타난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쇼킹하고 잔인하고 멍청한 TV 프로그램들, 그리고 지성의 죽음과 멍청해져가는 사회를 보고 애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이 영화 자체가 쇼킹하고 잔인하지 않는가? 이 영화가 지적이고 교양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가? 사회 비평적 내용이 담겨있지만 그 사회 속에서 만든 영화라는 사실을 탈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이 포르노그래피를 시청하며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몇 년 후 다시 시청한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항상 등장인물들의 섹슈얼리티가 표현되지 않은 것은 가벼운 영화이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작품에서 인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섹슈얼리티이지 않는가? 그러나 여주 록시와 프랭크 사이에 성적 긴장(sexual tension)이 전혀 묘사되지 않은 것은 영화의 방향성 문제가 아니었다.  뻔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분명히 존재한다. 영화 초중반, 록시가 프랭크에게 자신은 예쁜지 물어볼 때, 프랭크는 건전하지 못하다며 답변을 회피한다. 록시가 화장실을 사용할 때, 프랭크는 문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식당 장면에서, 누군가 프랭크에게 "(록시가) 너의 조카가 맞는다면, 너는 그렇게 웃음 짓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해준다. 프랭크가 애써 부정하지만, 프랭크는 록시에게 분명 이성으로써 끌린다.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있어 최고의 위선이다. 그는 중년 남성이고 록시는 16세 소녀이지 않은가?  그 또한 그가 살해하는 세상의 나쁜 놈들 중 하나인 셈이 아닌가?

 

마지막 순간 프랭크는 록시에게 "너는 정말 예쁜 소녀야"라고 말해준다. 그가 보호하고자 했던 장애인 또한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속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다. 이 순간 그는 그의 본능을 인정한다. 그 또한 오물 속에서 익사하는 이 사회의 일부일 뿐임을 인정한다. 록시의 성적 매력을 인정하면서 그의 최고 위선을 인정한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깨어있는 시민이 아니었다. 한낱 광인일 뿐이었고, 마침내 그는 이를  인정한다. 그리고 둘은 총격전으로 삶을 마감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사회 비평으로 위장한 위선적 코미디가 아니다. 위선적 사회 비평물들을 비평한 하나의 작품이었고, 이를 깨닫는데 몇 년이 걸렸다. 

 

God Bless America(2012)

★★★★☆ 4/5

 

록시의 매력을 인정하는 것은 죄악이 아니다!

파이트 클럽이나 다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