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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사채업자]
작성일 2017-06-03 19:41:25 KST 조회 808
제목
초딩 때 커터칼에 베였던 썰

세줄요약

 

-칼 빌려줬는데

-괜히 무리해서 뺏으려다

-손가락 3마디 나감

 

 

그러니까 초6 기가시간, 뭔가 만드는 수업 때였는데. 별로 친하지도 않은 놈이 있었는데 커터칼을 빌려달라는 거임

 

내가 커터칼을 쓰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일단 빌려줬음. 근데 나중에 필요해줘서 돌려달라고 했는데 이놈이 안 돌려줌... 뭐 나 쓰고있으니 싫어 이랬지 않을까 싶음 자세한 대화는 기억 안 난다

 

문제는 내가 찐따주제에 쓸데없이 자존심이 있었다는 거였는데, 존심 부리면서 커터칼의 칼날 부분과 그놈이 잡고 있는 부분 사이를 손으로 잡고 당겼음. 여기서 그 놈이 돌려줬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놈은 너 다쳐도 모른다며(이 말 한건 기억이 잘 남) 자기도 당기기 시작했음. 그런데 잡기 편한 쪽인 그 녀석이 힘이 더 쎌 수밖에 없었음.

 

너무도 당연하게도 내 손은 칼날 쪽으로 옮겨갔고 나는 내가 잡고 있던 힘 그대로 손가락 세 마디를 깜찍하게 베였음.

 

안 돌려주는거에 화가 나서 흥분해 있어서인가 고통도 안 느껴졌고 잠시동안 상황 파악이 안 되었는데, 내 피가 엄청나게 떨어지면서 책상을 다 적시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게 보였음. 그놈은 내가 너 다쳐도 모른다고 했다! 이러고 칼 계속 가지고있고..

 

그리고 그 정도로 피가 빠지니까, 이게 아픔보다도 의식이 흐릿해지고 힘이 빠지는게 먼저였음. 힘이 그냥 쭉 빠지고 눈 앞이 말 그대로 흐릿해진다고 해야할까, 노래진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힘이 빠지니까 그냥 바닥에 드르렁 하게됨. 참 인생에서 맛보기 힘든, 맛보지 않는게 나은 기묘한 체험이었음

 

우리 기가담당센세는 개꼰대였는데 애들 수업 방치하고 교탁 컴퓨터만 쓰고 있었는데 애들이 나 때문에 놀라서 선생을 부르자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하고 달려옴. 꼰대여도 선생은 선생, 날 임시로 지혈을 하고 업어서 병원으로 런함.

 

아무튼 중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세 마디가 깔끔하게도 베였음. 결국 병원에서 응급 처치 하고 어쩌고... 몇 주 동안 붕대를 못 풀렀고 실밥 뽑을때까지 고생 좀 했던 걸로 기억함. 어느정도로 베인건진 잘 모르겠는데 신경이 좀 닿았던건지 아직도 흉터쪽은 약간 감각이 무딘 느낌이 듦

 

 

별 상관없는 얘긴데 그 당시 나는 나루토나 메가맨X4 등 여러 만화 게임에 미쳐있던 폐인이었고, 의사선생이 수술하면서 괜찮냐고 물어보자 "게임 주인공들의 마음을 좀 알 것 같아요.."뭐 이딴 소릴 지껄였던걸로 기억한다

 

 

아 그놈은 부모랑 와서 내가 아닌 부모님한테 사과를 했던걸로 기억하고 치료비도 좀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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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ardiGold (2017-06-03 19:43:4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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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멘은 가시에 찔리면 한방에 죽는데
아이콘 JuStice_Rune (2017-06-03 19:56:1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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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 생각하면 이불 뻥뻥 찰 일 ㄹㅇ 많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이불찰 기억이 하나둘 있는데 뭐..
출혈이 순간적으로 발생하면 머리쪽에 피가 확 빠지면서 그렇게 되는게 있긴 있는거같아요. 깨어있고싶으면 의식적으로 의식을 붙잡고있어야됨
아이콘 그게모양 (2017-06-03 21:45:1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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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커터칼에 베여봄 이렇게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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