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drakegog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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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2-06 00:05:03 KST | 조회 | 426 |
제목 |
예전에 부산서 눈왔을 때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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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1년에 눈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 내리는데,
그 중에서도 눈이 길가에 쌓일 정도로 내리는 건 몇 년에 한 번.
6년 전인지 5년 전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 그때 갑자기 오후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음.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날씨가 추운 바람에 눈이 쌓임.
그때 내가 뭘 잘못먹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날에 갑자기 안경을 맞추러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버스를 탐.
집이 산 쪽에 있어서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데, 눈이 쌓이다보니 길이 미끄러움.
그래서 기어이 내리막 내려가다가 버스가 옆으로 주우욱 미끄러짐.
그때 생명의 위협을 느꼈는데 버스 기사의 아주 탁월한 솜씨로 위기에서 벗어남.
그러고 무사히 아래쪽 지역에 도착했는데, 그때도 버스 기사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아주 조심조심해서 버스 속도를 줄임.
이때 왜 정거장에서 버스 얼른 안 세우냐고 성질 내던 진상 아저씨가 있던 건 덤.
이제 보니 내가 탔던 게 막차였음. 눈 때문에 차가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수 없어서 대낮부터 사실상 막차가 된 거. 그래서 다른 버스들도 못 올라가고 돌아서 나가고 그랬음.
덕분에 안경 맞추고 다시 집으로 올라갈 땐 땀 뻘뻘 흘리면서 올라가야 했음.
와, 평소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차들이 씽씽 다니는 도로에 차 하나 없었음.
그리고 집앞 버스 정류장엔 수십 명이 개미떼처럼 몰려들어서 이제나 저제나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음.
어리석은 닝겐들이여, 버스는 못 올라온다구.
그때 이후로 부산에 눈에 그렇게 쌓였던 적은 없었던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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