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정신병자DI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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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5-30 14:36:50 KST | 조회 | 690 |
제목 |
철벽 썰 FINAL :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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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썰들은 '이성적으로 잘되는 여자에게 철벽' 이 아니라
'그냥 인간대 인간으로 우호도가 쌓이는 도중에 철벽' 이야기입니다.
친구로 발전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기만자가 아닙니다.
저는 쓰레기인 것입니다.
인간에겐 3번의 전성기가 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영화에서 봤는지 만화에서 봤는지 책에서 봤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저 말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내 첫번째 전성기는 지난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지만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이야길 잠깐 하자.
나는 초등학교 4~6학년 때 살이 쪄 있었다. 마치, 러셀같이.
데드풀이든 업이든 어느쪽의 러셀인지는 상관 없다.
그리고 초 5 때 나는 소위 여자 일진에게 처맞았다.
가슴에 킥 한방 맞고 뒤로 넘어지자 그대로 무자비하게 짓밟혔다.
그 때 내 머릿 속의 유리벽이 부숴졌다.
여자는 남자가 지켜줘야할 대상이 아니라 그냥 여자임을.
이를 좀 더 왜곡해 나아가 여자에 대한 경계심을 극도화하게 만들었다.
와우, 정정하마. 데드풀 러셀이었네. 이렇게 쉽게 삐뚤어져 받아들였다니.
그런 이유로 이번 이야기의 주역인 G는 나의 경계와 불신을 사그라뜨린 은인일 것이다.
여자 일진이 지나친 긍정을 깼다면 G가 지나친 부정을 깨준 것이다.
그래도 여자 일진한텐 고맙지 않다. 친구랑 장난치다 뒷걸음쳐서 등으로 부딪힌걸로 사람 패냐.
여튼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놈이랑 장난을 치는데 G가
나의 어깨를 톡톡치며 말을 걸어왔다.
전술했듯 여일진이 만든 약간의 트라우마와 불신감에 나는
G에게 매우 퉁명하게 꺼져! 라고 했다.
G는 크게 당황하며 물러섰는데 이후에도 친구 K와
함께 가끔씩 대화를 시도하려 하였다.
G는 어째서인지 나를 아는 것처럼 행했는데
나는 G를 잘 몰랐다.
어느날 장기자랑 같은걸 하는데 G는 나를 적극 추천했다.
나는 여기서 다시금 G에 대한 불신감이 폭파할 뻔했으나
이게 웬걸? 막상 해보니 (성대모사) 호응이 너무 좋은 것이 아닌가?
그 때부터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G의 부채질 아래 끼를 뽐내며 반에서 인기인이 되었다.
인기인ㅋㅋㅋㅋ 표현 보솤ㅋㅋㅋ 라고 웃을 수 있는데
노래 몇 곡 부르고 반에서 이름을 연호 받는 광경을 돌이켜보면....
공교롭게 과목의 조도 G와 몇번인가 겹쳤고
G는 내게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처음의 인상 때문)
친근감을 숨기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G는 기본적으로 친화력이 좋은 편이었다.)
근데, 내가 러셀보다 더 못한 점이 있다면 외적으로는
자신감을 얻었지만 내적으로는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단 것이다.
G에게 처음 막말을 했단 것에 대해 사과는 했었지만
미안함과 묘하게 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녀가 보이는
우호도에 비하면 어렵게 대하곤 하였다.
마치 무언가 벽이 있는 것처럼 어려웠지만 그건 내가 만든 마음의 벽이었다.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이 끝나고 나는 전학을 가게 되면서 끝났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내가 중1때 반했던 여학생과 같은 반이 아니었더라면
그래서 중2 때까지 좋아하던 사람이 없었다면
G에게 큰 호감을 가지게 되었었을 것이다.
사실은 G 역시도 엄청난 인상을 주진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사한 곳에서 짐을 풀다가 유치원 졸업 앨범과
유치원서 쓴 스케치북 등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G에 대한 이미지에 쐐기를 박는게 되었다.
유치원 앨범 사진 찍을 때 G는 내 옆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스케치북에 친구 이름 쓸 때도 G의 이름이 두번째로 적혀있었다.
멍청한 내가 G를 잊었던 것이다.
잊지 않고 옛 친구를 발견함에 반가워 말을 건넸다가 폭언을 당하고
그러고도 내게 자신감을 주어 학창 시절 좋은 시기를 만들어준 G.
그런거에 비하면 나는 G에게 섣불리 무례를 저질러놓고도
미안함에 내가 벽을 치고서 대화를 절제했다.
첫번째 전성기라고 하지만
동시에 최초의 흑역사이기도 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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